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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화 이글스하면 김태균(36)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등번호 '52번'은 자연스럽게 이글스 중심타자를 의미했다. 팀이 암흑기를 지날 때, 한화팬들은 고군분투하는 김태균을 보면서 안쓰러워했다. 한화 감독을 지낸 한 야구인은 "선두타자로 나가 출루를 해도 후속타가 안 터져 혼자 10분 넘게 그라운드에 있다가 들어올 때가 많았다. 상대 투수가 김태균만 피해가면 된다는 식으로 집중견제를 하니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고 했다. 팀 성적이 바닥을 때릴 때, 한화는 김태균의 팀이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김태균을 데려오겠다고, 구단주가 중인환시에 약속을 할만큼 말이다.
하지만 김태균은 끝내 침묵했다. 6번-지명타자로 출전해 6타수 무안타. 정규이닝 동안 내야를 벗어난 타구가 없었다. 상대 수비 실책으로 딱 한 번 출루한 게 전부였다. 승부가 연장으로 넘어간 뒤 맞은 두 타석에선, 연속 삼진으로 돌아섰다. 단순한 타격 부진을 넘어 의욕상실까지 의심하게 하는 무기력한 장면을 연출했다.
한용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연패중이었지만 고참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하고자하는 의욕이 강했다"고 했다. 실제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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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은 올 시즌 부상으로 세 차례 1군 등록이 말소돼 80일을 비웠다.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리(212타수 64안타), 9홈런, 28타점. 14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어려워 보인다. 김태균은 2015년 말 다시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4년-84억원에 재계약했다.
그가 전력에서 빠지고 부진에서 헤매는 동안 송광민 호잉 이성열 강경학 등이 좋은 활약을 해준 덕분에, 가을야구 문턱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 한화가 김태균의 팀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김태균의 한화'가 아닌 '한화의 김태균'을 보고싶다.
대구=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