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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병역 해결 기회? 2년 뒤 올림픽 걱정된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9-04 08:54



2년 후 올림픽 대표팀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후폭풍이 거세다. 오지환(LG 트윈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이 과정에서 선동열 감독의 선수 선발에 관련한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입을 닫고 있다. 결국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잊혀질 거라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

이번 야구 대표팀 논란에 나라 난리다. 청와대, 국방부, 병무청이 체육 특기자 병역 혜택에 대한 코멘트를 내놨다. 앞으로 형평성 문제 등을 검토해 병역 혜택 제도를 개편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성난 민심을 달래보겠다는 의도. 하지만 법이 바뀌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2022년을 목표로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얘기도 나온다.

나라가 움직이기 이전, 야구계 스스로가 자정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장 2년 후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 2년,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다.

당장 걱정되는 게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폐지됐던 야구 종목이 부활됐다. 그런데 병역 혜택 개편 얘기가 나온다. 야구계에서는 이번 도쿄 올림픽을 병역 혜택의 마지막 기회로 볼 게 뻔하다. 병역 혜택의 기회가 있는 한, 프로 각 팀과 선수들에게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금메달을 땄던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도 최강 전력이라 했지만 엔트리 24명 중 무려 14명의 선수가 병역 혜택을 받았었다. 비슷한 실력이면 군에 다녀오지 않은 선수들 위주로 뽑은 것이다. 알게 모르게 팀별 안배도 있었다.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한 것보다, 일본과의 준결승전 승리 장면 선수들이 더 기뻐했다. 병역 면제 확정의 순간이었다.

지금 이렇게 시끄러운데, 그 때도 병역 문제로 시끄러운 일을 만들겠냐고 할 수 있겠지만 2년 후 상황은 또 다를 수 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은 수준이 다른 무대라 해도, 올림픽은 3등 안에만 들면 되니 가능성은 분명히 높다. 눈 앞에 이득이 보이면, 다시 이성을 잃을 수 있는 야구계다.

지금부터 머리를 맞대고 확실한 대표 선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야구계가 아직 정신을 못차리는 게, 전력을 약하게 짜면 성적이 안나올 수 있다고 걱정하는데 이제 국민들은 메달 색깔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아마추어 선수 위주의 팀 구성에 반대하는 이들은, 프로 야구의 이익에만 집작하는 걸로밖에 볼 수 없다.

진짜 실력대로 뽑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력이란 게 객관적 지표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뽑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나이별, 팀별, 프로-아마추어별 안배를 하자니 분명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올 게 뻔하다.


선수 선발 권한이 있는 기술위원회의 부활 얘기가 나오자, 선 감독은 감독의 권리라며 맞섰다. 선발 과정을 지켜보는 이가 없으니, 이번 대표팀 코치로 포함된 구단 선수들이 특혜로 뽑혔다는 뒷이야기가 나온다. 몇몇 선수들은 충분히 그런 의심을 받을 수 있다. 기술위원회를 떠나, 선발 과정을 객관적으로 지켜볼 수 있는 시선도 필요해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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