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오래전부터 이원화 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일단'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바는 김 회장이나 KBSA에 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KBO, 특히 KBO 수뇌부의 역할에 대해 의문이 든다. 물론 현장에 일찍부터 파견돼 대표 선수들이 불편함 없이 대회를 치르게 도운 실무 파트 직원들의 노고는 칭찬받아야 한다. 직접 목격한 KBO 소속 현장직원 들의 기여도와 업무 강도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들 역시 아시안게임 3연패에 지분이 있다.
그러나 이런 실무진 외에 KBO 수뇌부는 과연 뭘 했나 묻고 싶다. 특히나 이번 야구대표팀은 애초 지난 6월 최종엔트리 발표 때부터 온 국민의 비난과 조롱을 받아왔다. 또 실제 아시안게임 때도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선 감독의 이해하기 어려운 선수 기용 방법 때문에 여론이 계속 악화돼 갔다.
그런데 꼭 이번 대회 현장을 따질 것만도 아니다. 애초부터 이번 대회가 열리기 훨씬 이전부터 KBO는 '선동열 호'에 대한 컨트롤을 하지 못한 채 그저 지원하기에만 급급했다. '전임감독제'를 전격 시행하고 초대 선동열 감독을 임명한 뒤로는 모든 권한을 선 감독의 손에 쥐어준 채 떨어져 있었다. 논란이 가득한 선수 선발 이후에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아니, '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충분히 상황을 개선 시킬 수 있는 기회와 역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KBO는 사실상 현재 야구대표팀을 방치한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 '금메달만 따면 모든 게 괜찮아진다'는 선동열 감독과 비슷한 발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금메달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부단히 하면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는 일에는 무신경했다. 파행적인 대표팀 운영과 그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에는 KBO도 큰 책임이 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