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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포인트]'선동열 호'의 부담감을 덜어줄 주문, '2점만 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8-30 06:10


[자카르타 포인트]'선동열 호'의 부담감을 덜어줄 주문, '2점만 더'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21일 잠실야구장에서 공식 훈련에 임하고 있다.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는 선동열 감독의 모습.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8.21/
'2점만 더'.

점수를 많이 낼수록 좋지만, 굳이 그렇게 부담스럽게 생각할 필요까지도 없다. 그저 '딱 2점만 더' 일본 타선보다 점수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확실한 목표점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동기 부여가 될 수도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 '선동열 호'가 결승 진출을 위해 외워야 할 주문, 바로 '2점만 더'이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힘겹게 1차 조별 예선을 치렀다. 지난 26일 대만과의 첫 판에서 1대2로 지면서 시작된 일이다. 가뜩이나 호의적이지 않았던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경기력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예선 마지막 경기인 28일 홍콩전에서도 타선이 좀처럼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그나마 9회에 홈런 4방으로 10득점하며 21대3으로 이길 수 있었다.

당시 경기를 마친 선 감독은 "타자들이 너무 잘 해야 된다는 생각에 부담감을 안고 있는 것 같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그냥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타자들이 약한 팀을 투수들을 상대하면서도 별로 힘을 쓰지 못하는 핵심 요인을 심리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야구가 워낙 '멘탈스포츠'라고 강조되기 때문에 일리가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자신들이 일본전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결승에 올라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N 구체적 목표가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더도 필요 없다. 그저 딱 2점만 더 뽑아내면 중국전에서도 무난히 이긴다고 가정했을 때 결승에 오를 수 있다. 슈퍼라운드 제도의 특수성 때문이다.

'2점차 이상 승리'가 결승행의 키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동률 시 적용되는 순위 규정 기준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 일본이 전부 2승1패씩 될 확률이 큰데, 이 상황에서는 TQB(Team's Quality Balance)가 쓰인다. 세 팀간의 결과로 TQB를 따지게 되는데 한국이 대만에 지긴 했어도 단 1점차라 TQB에서 덜 손해를 봤다. 세 팀간의 경기 결과로 따지는데 지금 한국은 -0.111이고 대만은 0.111 그리고 이 두 팀과 아직 싸우지 않은 일본은 제로(0)다.


그런데 한국이 일본을 꺾고 결승에 가게 되면 이전까지 '0이었던 TQB 상태에서 급격히 떨어진다. 딱 그 만큼의 반대급부로 한국의 TQB가 오르게 되다. 즉 1점차 승리면 한국과 일본 사이의 TQB는 제로, 2점차면 플러스 0.1111 정도로 한국이 앞선다. 일본도 그 정도 만큼씩 점수가 변한다.

자 그럼 대만은 어떨까. 대만이 슈퍼라운드 전승이라면 한국과 대만의 리턴치다. 만약 대만이 일본에 지면 TQB 수치가 0.1111에서 점수차이 만큼 떨어지는 구조다. 반면,일본은 경기를 하기 전보다 수치가 오른다. 이러면 한국이 1위로 슈퍼라운드를 통과해 대만이 아닌 일본과도 결승전을 펼칠 수 있다. 결국 선동열 감독이 선수들에게 전할 메시지도 분명하고 힘이 실린다. '이겨라, 단 2점차 이상 만.' 과연 선수들이 이 주문으로 부담감을 떨쳐낼 지 기대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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