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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점의 리드도 안심할 수 없었다.
롯데 타선은 1회에 멈추지 않았다. 두산 투수들이 바뀌는 족족 추가점을 만들었다. 2회에 이대호의 투런 홈런이 터졌고, 4회 이대호의 1타점 적시타에 이어 5회 손아섭의 투런포까지 포함해 11-2로 크게 앞섰다.
롯데 입장에서는 김원중의 선발승을 챙겨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지난 7일 LG 트윈스전에서 개인 4연패를 끊고 10경기만에 시즌 5승에 성공한 김원중이 두산을 상대로 수월하게 선발승을 거두는 것이 최고의 시나리오였다.
하지만 김원중은 무려 9점의 리드를 버티지 못했다. 5회말 급작스런 제구 난조로 무너졌다. 선두타자 정진호에게 홈런을 맞고, 최주환과 10구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준 이후 몰리는 공이 족족 안타가 됐다. 2사 1,2루에서 오재일에게 던진 변화구가 3점 홈런이 됐고, 다음 타자 김재호에게도 초구에 변화구를 던졌다가 높은 슬라이더가 통타를 당해 홈런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5회에만 6실점. 김원중은 4⅔이닝 8실점으로 끝내 승리가 무산되고 말았다.
김원중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면서, 롯데는 쉽게 풀어갈 수 있었던 경기가 꼬였다. 9점 차가 3점 차까지 좁혀졌고, 경기는 난타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쫓아가는 두산도 결코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선발 유희관이 1회도 못버티고 강판됐기 때문에 투수진에 과부하가 걸렸다. 3점 차까지 추격한 이후 6회초 필승조 박치국을 투입했지만, 박치국이 곧바로 1점을 내주면서 맥이 풀렸다.
다시 점수 차가 4점으로 벌어지자 두산도 더이상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두산은 15안타-11득점을 내고도 졌고, 롯데 역시 선발 전원 안타-두자릿수 득점까지 했지만 출혈을 피하지는 못했다. 양팀 모두 투수를 있는대로 모두 끌어 썼다. 롯데가 6명, 두산이 7명의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