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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주전 포수 도약 안중열, 생애 첫 만루포 '쾅'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8-09 21:37


◇안중열이 지난 7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7회초 2루타를 치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올 시즌 주전 포수 자리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던 롯데 자이언츠. 지난달부터 이어진 안중열(23)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안중열이 가세한 뒤 롯데는 선발진 뿐만 아니라 불펜까지 상승세를 타면서 후반기 승수를 쌓아갔다. 타선에서도 안중열의 활약은 빛났다. 8일 울산 LG 트윈스전까지 22경기 타율 2할7푼8리(54타수15안타), 2홈런 5타점, 장타율 4할8푼1리, 출루율 3할2푼8리를 기록했다. 포수들의 물방망이 탓에 아쉬움을 삼켰던 조원우 롯데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만했다.

안중열이 다시 한 번 가치를 입증했다. 안중열은 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4-4 동점이던 5회초 2사 만루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KIA 선발 투수 임창용과의 승부, 1S에서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좌중간으로 높게 뜬 공은 포물선을 그리다 담장을 넘겼다. 베이스를 돌며 초조하게 타구를 바라보던 안중열은 홈런을 확인한 뒤 오른팔을 치켜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 홈런에 힘입어 롯데는 KIA를 11대4로 제압하며 3연승을 달렸다.

안중열은 부산고 시절 수준급 포수로 꼽혔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특별라운드 전체 15번으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고, 데뷔 시즌 2군리그에서 77경기를 나선게 전부였다. 이듬해 고향팀 롯데로 트레이드된 안중열은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4푼(125타수30안타), 1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면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2016년에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부진이 이어졌고,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팔꿈치까지 다쳤다. 지난 7월 8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2년여를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후반기부터 주전으로 도약한 안중열은 공-수에서 활약을 이어가면서 주전 자리를 꿰찼다. KIA전에서 생애 첫 만루포로 축포까지 쐈다. 조 감독은 "마운드 안정에 기여한 안중열이 오늘 경기 흐름을 결정 짓는 만루포까지 터뜨렸다"고 칭찬했다.

안중열은 경기 후 "아마추어 때도 해보지 못한 만루홈런을 기록해서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고 말했다. 그는 "초구에 파울 되었던 것이 실투였다고 생각했는데 놓쳐서 매우 아쉬웠다"며 "다시 정확히 치자고만 생각했다"고 홈런 순간을 되돌아봤다. 안중열은 "재활 이후 2군에서는 그 전에 잘 안되던 것들을 모두 버리고 왔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더 잘되는 것 같다"며 "후반기 계속 점수를 최대한 안주는 것에 집중하고 팀을 위해서 선배들을 잘 받쳐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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