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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가 7월 이후 주춤하고 있다. 최근에는 트레이드 마크였던 박빙승부에서 패하는 일이 잦아졌다. 전반기 한때 7할을 웃돌던 1점차 승부 승률이 후반기 들어 반토막이 났다. 역전패도 점점 쌓이고 있다.
시즌 개막 시점과 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 한화는 몇달 사이 기대 순위는 크게 차이가 나지만 근본 전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객관적인 투타 전력은 여전히 중간 언저리가 맞다. 특히 지난해까지 팀 마운드를 이끌었던 권 혁 송창식 박정진 심수창이 빠져 있고, 김태균 송광민까지 아픈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한화는 7일 두산전에서 대타 카드가 부족해 애를 먹었다. 선수 부족으로 매번 비슷한 선수들이 1군과 2군을 왔다갔다한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 남은 8경기. 순위 싸움의 승부처를 넘는 전략은 좀더 홀가분한 도전정신이다. 한화가 4월과 5월, 6월까지 약진을 거듭할 때의 바로 그 모습이다. 어차피 드러난 선수 개개인 맨파워로는 한화가 따돌릴 수 있는 팀은 극소수다. 한화는 팀득점과 팀실점으로 도출해내는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로 보면 중위권에 머물러야 하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한달 넘게 2위 자리를 지켰다. 더 강한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하며 얻어냈던 결과였다.
한화의 위기는 일정부분 예상됐던 터였다. 베테랑과 노장이 많은 팀 사정상 부상은 영원한 아킬레스건이었다. 그나마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상 현황은 다소 개선됐다. 여기에 풀타임을 치른 토종 선발이 전무하고, 야수들 역시 한시즌을 풀로 치를만한 노하우를 가지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한화는 11년만에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역사적인 시즌을 경험하고 있다. 부상과 부진 악재가 이중 삼중으로 겹치자 경기력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천금같은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압박감은 플레이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지금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