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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가 신인 포수 김형준을 키우겠다는 작정을 한 모양이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고 초반 순위 싸움이 치열한 때 '덜 여문' 포수를 '안방마님' 자리에 앉힐 수 없었다. 결국 한화 이글스에서 트레이드돼 온 정범모가 주전자리를 꿰찼다.
시즌은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렀고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순위싸움보다는 내년 시즌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 됐다. 포수 자리도 마찬가지다. 내년 9월에는 김태군이 돌아오지만 그 때는 이미 모든 것이 결정돼 있는 상황이다. 내년 시즌을 버텨줄 포수가 필요하다. 그 주인공이 김형준이 된 모양새다.
김형준은 31일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3연전중 앞선 2경기에서 경기 시작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다. 최근 김형준과 윤수강이 매일 교대로 선발 출전을 했었지만 이번에는 김형준이 2경기 연속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결과도 좋았다. 첫날 연장 12회까지 가는 혈투를 벌일 때도 선발 김건태의 호투를 자연스럽게 리드했고 둘째날 9대5로 승리할 때도 김형준은 최성영과 구창모의 호투를 만들어냈다. 마지막 2일에도 6회부터 교체출전해 3이닝을 베렛, 김진성과 호흡을 맞춰 더이상 실점없이 경기를 마무리 했다.
하지만 완전히 무르익은 선수는 아니다. 타격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번 3경기에서도 김형준은 6타수 1안타로 저조했다. 시즌 타율은 1할5푼6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 감독대행은 김형준을 계속 선발 출전시키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타격은 경험을 쌓아야한다. 김형준이 시즌이 끝날때까지 계속 타석에 서면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시즌을 마치고 스프링캠프를 치르게 되면 더 성장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NC는 정범모 신진호 윤수강 등 많은 포수 후보군을 놓고 주전포수 경쟁을 시켰지만 마땅한 김태군의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선회한 방향이 바로 '초짜' 김형준을 키우는 것이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험을 쌓는다면 유 감독대행의 말처럼 괜찮은 포수가 돼 있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