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선수의 기본은 전력 질주 아닐까.
경기를 하다보면 타선이 침묵할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팬들을 화나게 하는 건 기본적인 플레이를 망각하는 것이다. 이 경기는 하주석이 대표적이었다. 하주석은 하루 전 KT와의 경기에서 9회말 마지막 환상적인 수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 수비 한방으로 영웅이 됐다.
하지만 하주석의 올시즌 고민은 타격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2할2푼6리에 그쳤다. 2016 시즌부터 한화의 주전 유격수로 도약하며 2할 후반대 타율을 기록한 하주석 입장에서는 올시즌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는 시즌을 만들고 싶었을 것인데, 타격이 잘 안되다보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오죽하면 한용덕 감독이 전날 승리 후 "방망이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수비만으로도 팀에 엄청난 공헌을 하는 선수"라며 하주석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서였다.
7회 세 번째 타석도 마찬가지였다. 1루수 방면 강한 땅볼을 쳤다. 1루수가 공만 잡으면 아웃. 그래도 프로 선수라면 끝까지 열심히 뛰어야 하는데, 거의 뛰지 않고 아웃을 확인한 후 공수교대를 준비했다. 날도 덥고, 수비를 위한 체력 세이브도 좋지만 계속해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건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예의 문제를 떠나, 만약 1루수가 공을 가랑이 사이로 빠뜨렸다고 한다면 전력 질주를 할 경우 2사 2루가 될 수 있었고, 전력 질주를 안하면 2사 1루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1점차 승부 2사 1루와 2사 2루는 하늘과 땅 차이다.
3회초 이동훈은 3루 땅볼을 치고 전력을 다해 뛰었다. 그 모습과 비교가 많이 됐다. 많은 안타도 좋지만, 팬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더 응원하게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이를 악물고 기본부터 충실하면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찾을 수도 있다.
8회 2사 1, 3루 이성열이 포수 플라이를 쳤을 때, 파울이 될 지 안될 지 여부를 떠나 3루주자 이용규는 무조건 홈으로 뛰어들어와야 했다. 하지만 이용규는 3루에서 공만 바라봤다. 오른쪽 정강이 부상에도 대타로 나와 출루해 도루까지 성공한 공로는 당연히 인정받아야 하지만, 아주 높이 뜬 타구가 페어존으로 떨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에 전력 질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조건 홈쪽으로 뛰어 들어와야 하는 건 당연한 플레이였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