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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한용덕 감독 두 팔 번쩍 들게 만든 정근우 한방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8-02 21:43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2018 KBO 리그 경기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한화 정근우가 중견수 앞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7.28/

한용덕 감독의 손이 번쩍 들리게 한, 그만큼 소름 돋는 홈런이었다.

경기 내내 부진해도, 이 마지막 한방을 위해 그랬던 거라면 누구든 그 침묵을 기다릴 수 있지 않을까. 한화 이글스 정근우가 팀을 살렸다. 정근우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팀이 2-3으로 밀리던 9회말 2사 2, 3루 마지막 찬스에서 상대 선발 김재윤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정근우는 강속구 마무리 김재윤의 초구 직구를 기다리고 있었고, 148km 직구가 높은 곳으로 몰리자 힘차게 배트를 휘둘렀다. 공이 높이 뜨기는 했지만, 워낙 반발력이 좋아 공이 계속해서 뻗어나갔고 좌측 외야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자신의 시즌 5번째 홈런이자 생애 3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한화는 정근우의 홈런 전까지 패색이 짙었다. 1사 2, 3루 상황서 하주석이 삼진을 당하며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찬스도 날렸다. 무조건 정근우의 안타가 필요했는데, 안타보다 더 값진 홈런이 나왔다.

만약, 한화가 패했다면 하위권 팀 KT에 3연전 2승을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 했다. 안그래도 5, 6월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7월 하락세를 타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반전이 필요했는데, 드라마같은 끝내기 승리로 한화는 기분 좋게 NC 다이노스와의 주말 2연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런 극적인 승리에 팀 분위기가 갑자기 반등하는 경우를 우리는 그동안 숱하게 봐왔다.

특히, 정근우 개인에게도 기폭제가 될 듯. 올시즌 초 수비 불안으로 2군에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고 최근 1군에 돌아와서도 주포지션 2루가 아닌 외야와 1루를 오가며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정근우가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새로운 자리에서 열심히 해주는 게 팀에 참 큰 도움이 된다"며 칭찬했다. 그런 가운데 결정적인 홈런까지 터뜨려줬으니 끝내기 순간 한 감독의 손이 번쩍 들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근우는 경기 후 "중요한 경기였는데 끝내기 홈런으로 이길 수 있어 기분이 좋다. 데이비드 호일이 호투했는데 점수를 내지 못해 미안했었다. 홈런 상황은 직구 하나만 노리고 있었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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