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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홈런 2방, 그리고 첫 패전.
헤일은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서, 더 높은 곳을 향하겠다는 한화의 의지가 담긴 선수다. 제이슨 휠러를 퇴출시키고, 한화가 50만달러라는 거액을 안기며 데려왔다. 한국에 오기 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뛴 실력파. 2015년 대체 선수 돌풍을 일으킨 로저스의 재림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첫 승을 따내며 한화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하지만 KT전은 애매했다. 못던진 건 아니고, 타선 지원을 못받기도 했지만 숙제를 남겼다. 헤일은 150km의 직구와 볼끝이 지저분한 투심패스트볼, 그리고 직구처럼 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선수다. 직구를 노리는 선수에게 헤일의 체인지업은 공포다. 직구처럼 들어오다 뚝 떨어지니 무조건 헛스윙. 하지만 이 체인지업을 노리고 있다면 못칠 공이 아니다. 6회초 터진 멜 로하스 주니어의 역전 결승 투런포는 로하스가 헤일의 초구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노리 받아친 경우다.
KT 김진욱 감독은 경기 전 "미국에서 던질 때의 자료와 KIA전 영상 등을 보고 분석을 했다. 결국 주무기는 체인지업이었다. 노림수가 확실해야 한다고 타자들에게 얘기를 했다. 좋은 투수지만 우리가 아예 못칠 공은 아니라고 봤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분석한대로의 투구 내용이었다.
기본적인 구위나 홈플레이트 좌-우를 파고들 수 있는 제구력 등을 봤을 때 수준급 투수인 건 확실하다. 볼넷이 1개도 없었다. 하지만 헤일을 처음 보는 한국 타자들 입장에서는 생소함 측면에 있어 불리함이 있기에, 헤일의 한국 무대 정복 가능 여부는 몇 경기 더 지켜봐야 판가름이 날 듯 하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