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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되게 무기력한 초이스, 계속 기다려야 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7-30 11:11


2018 KBO리그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초 넥센 초이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며 1루로 뛰어나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6.19/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는 일관성이 있다. 시즌 초반부터 40경기를 남겨둔 현재까지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스윙, 노림 수에 변함이 없이 늘 한결같다.

코칭스태프의 조언, 상대 배터리의 달라진 승부 패턴, 팀의 스코어 상황 같은 건 초이스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는 항상 자기만의 스윙과 자기만의 야구를 하고 있다. 바로 여기서 갈등 구조가 생성된다. 초이스는 늘 '나만의 야구'를 추구하지만, 정작 야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다. 그렇다고 초이스가 남들이 모두 인정할 만큼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평균에 못 미친다. 결론적으로 그는 좋은 팀 플레이어가 아니다. 함께 가는 게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어쩌면 이미 늦었을 지도 모른다. 넥센이 불과 40경기 밖에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40경기에서 포스트시즌을 향한 재도약을 이뤄내려면 장정석 감독의 확실한 결단이 필요하다. 어르고 달랠 시점은 한창 지나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초이스에 대한 장 감독의 기대감과 애정은 상당히 컸다. 그도 그럴것이 초이스가 지난 시즌 뒤늦게 합류한 초이스가 보여준 임팩트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재계약까지 성공했고, 스프링캠프에서도 매우 성실하게 훈련하면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초이스는 내성적이고 조용하면서 매우 성실한 스타일이다. 그런 선수를 좋아하지 않을 지도자는 없다. 그래서 장 감독은 계속 초이스가 살아나길 기다렸다. 타순도 바꿔주고, 휴식도 원하는 대로 줬다. 그러나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초이스는 성실하고 내성적이지만, 동시에 자기 고집이 확실하고 자존심이 강하다. 그래서 다른 이의 조언이나 스스로의 문제점에 대한 개선에 열려있지 못하다. 사실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될 정도로 각광받던 유망주였던 초이스가 빅리그에서 결국 실패한 원인도 여기에 있다.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스윙이 많은 약점을 드러냈지만, 이를 고치지 않았고 결국 점점 도태되고 말았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일으켰던 센세이션이 올해로 이어지지 못한 요인 또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강력한 파워를 지녔지만, 스윙에 명확한 약점이 있어 상대 배터리가 대처하기 쉬웠다. 실투만 하지 않는다면, 그다지 무서워 할 타자가 아니라는 게 초이스에 대한 타구단의 전반적 평가다.

초이스는 전반기에 2할6푼7리 15홈런 56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타율 1할6푼7리에 1홈런 3타점에 그치고 있다. 장기였던 출루율도 2할4푼2리로 뚝 떨어졌다. 무엇보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공격의 맥을 끊는 장면이 잦다.

장 감독은 초이스의 분발을 촉구하기 위해 최근 초이스를 4경기 연속 선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별로 효과는 없는 듯 하다. 이제 고작 40경기 남은 시점에서 더 이상 기다리거나 기 싸움을 할 여유가 없다. 차라리 다른 국내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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