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롯데 흥행도 이상 기류, 책임감 필요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7-24 10:47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야구 수도' 부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타이틀이다.

지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시즌 간 6번이나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1000만 수도 서울을 품은 LG 트윈스(8회), 두산 베어스(9회)를 제외한 비수도권 최고 기록. 10개 구단 전체 기록을 따져도 3위에 해당한다. 지난 2009년에는 138만18명이 사직구장을 찾았다. 프로야구를 넘어 국내 프로스포츠 단일팀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롯데는 지난 2013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자 전년(136만8995명) 대비 홈경기 관중수(77만731명)가 반토막 났다. 2016년까지 4시즌 연속 100만 관중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기 기적과 같은 대역전을 일구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롯데는 다시금 100만 관중(103만8492명)팀의 반열에 올랐다.

23일 현재 사직구장엔 총 65만2646명이 입장, 경기당 평균 1만3597명으로 전체 4위다. 그런데 2년 연속 100만 관중 돌파 여부가 미묘하다.

롯데는 정규시즌(22경기) 및 우천순연 일정(3경기)까지 총 25차례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편차가 큰 주중, 주말 경기상 남은 경기에 평균관중수대로 입장을 한다면 33만9925명의 관중을 더 불러모을 수 있다. 이 경우 99만2571명, 100만 관중에 미치지 못한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롯데의 2년 연속 100만 관중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지난해 후반기의 열기가 사직구장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롯데가 7연패 사슬을 끊은 뒤 반전하면서 2만5000석의 사직구장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열기를 내뿜었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상승세가 꺾였다. 5월 11차례 홈경기서 총 16만9974명(경기당 1만2226명)의 관중이 입장했으나, 6월엔 똑같은 경기 수에서 2만여명이 줄어든 14만8026명(경기당 1만3456명)에 그쳤다. 이달에도 8차례 홈경기에 9만2902명(경기당 1만1612명)이 입장했다. 6%의 성장세를 보이던 관중 증가율은 이달 들어 5%로 떨어졌다.

중하위권의 성적만 문제일까. 내용도 아쉬웠다. 롯데는 1점차 경기 승률이 3할6푼4리(8승14패)로 꼴찌, 역전패도 29차례로 전체 2위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3시간30분 동안 승부를 펼쳐 10팀 중 1위다. 홈 경기 시간은 전체 평균보다 3분 많은 3시간33분이다. 아쉬운 승부가 반복되면서 팬들의 피로감도 높아졌고, 최근 들어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사직구장은 10개 구장 중 '놀거리'가 가장 많은 경기장으로 꼽힌다. 경기장을 거대한 클럽으로 만드는 '팬사랑데이', 직장생활의 애환을 담은 기발한 퀴즈와 선수들을 연차에 따라 직급으로 소개하는 '직장인데이' 등 갖가지 이슈를 만들어내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기력'이라는 핵심 상품이 빈약해지면서 100만 관중 돌파의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에겐 올 시즌 100만 관중 돌파의 의미가 상당하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투자에 대한 '효과'를 증명해야 한다. 흥행은 부족한 성적을 보완할 수 있는 요소지만,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 지난 6월 선거철을 후끈 달궜던 '신구장' 이슈도 무관치 않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역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신구장 건설에 접근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직구장의 열기가 식고 관심이 멀어진다면 으레 그랬듯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할 신구장 건설은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다.

여전히 롯데가 팬심에 '불'을 지필 시간은 있다.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미래과학 로봇 특강! 드론 날리기, 물놀이까지 '초중생 섬머 캠프' 선착순 100명!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