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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10승 투수로 우뚝! 기분 좋게 휴가 떠나는 샘슨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17 22:00


2018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가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샘슨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7.17/

한화 이글스 키버스 샘슨이 기분좋게 첫 아기를 만나러 가게 됐다.

샘슨은 1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만에 119개의 공을 던지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KT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8대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주말 한국 데뷔 첫 해 올스타전에 출전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샘슨은 11일 넥센 히어로즈전 3⅓이닝 9실점(7자책점) 악몽을 털어내고 후반기 첫 등판에서 시즌 10번째 승리를 따냈다. 한화 입단 당시 총액 70만달러의 저렴한 몸값에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던 샘슨인데, 보란 듯이 10승 투수가 됐다. 현재 샘슨과 한화의 팀 페이스라면 15승도 가능해 보인다.

샘슨에게는 또 하나 기쁜 소식이 있다. 바로 아내 헤일리 샘슨씨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 것. 시즌 초 한국을 찾아 남편을 응원하기도 했던 헤일리는 미국 집이 있는 플로리다주 탬파로 돌아가 자신들의 첫 아기를 만날 준비를 마쳤다. 때문에 다음주 출산 예정일에 맞춰 샘슨은 한용덕 감독으로부터 특별 휴가를 받았다. KT전 후 18일 출국해 첫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을 함께 할 예정이다.

올스타전 출전에, 10승에, 아들까지 태어나 싱글벙글인 샘슨과 달리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한 감독. 예정대로라면 샘슨이 태어나는 아기를 보고 23일, 다음주 월요일 귀국해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면 에이스 투수가 딱 1차례 로테이션을 건너 뛰고 돌아오는 것이기에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 감독은 일찌감치 2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샘슨을 대신할 투수로 신예 김성훈을 점찍어놨다. 1군 데뷔전이다. 헤일이 첫 등판을 하기까지 또 한 자리가 비는 바람에 21일 삼성전 역시 김진영이 선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아기가 예정일에 무조건 태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출산이 지연되면 샘슨의 귀국일도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그동안 유지돼왔단 한국 프로야구 문화 특성상, 국내 선수들은 아내의 출산에 외국 선수들처럼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 경기 끝나고 달려가가보는 식이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가족의 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아무리 중요한 경기가 있었도 아내 출산, 자녀 입학-졸업식 등은 꼭 함께하는 프로 선수들이 많다. 샘슨에게도 그 기회를 보장해줘야 한다.

한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헤일의 첫 등판을 26일 KIA 타이거즈전으로 맞춰놓았기에, 샘슨이 정해진 일정에 돌아와 구상대로 들어가주는 게 좋다. 어쩔 수 없이 신예 투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한 감독이지만,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입장에서 주축가 오래 자리를 비우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니다. 한 감독은 "아이가 순조롭게 태어났으면 좋겠다"며 순산을 기원했다. 한 감독은 "샘슨이 에이스 역할을 잘해왔다. 헤일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두 투수가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과 만나 이겨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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