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이 빠진걸까. 연승이 끊긴 후유증인걸까. 두산 베어스 세스 후랭코프가 후반기 첫 선발 등판 특명을 맡았지만, 임무를 완수해내지 못했다.
특히 3회에는 제구가 무너지면서 아웃카운트 1개를 잡기가 버거웠다. 연속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볼 그리고 또다시 안타와 볼넷, 희생플라이, 적시타까지. 3회에만 타자 8명을 상대하고 결국 물러나고 말았다.
후랭코프는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롯데전에 2번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할만큼 성적이 좋았다. 하지만 3번째 만남에서는 무너졌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 비해 힘이 떨어진 것이라면 이야기가 또 다르다. 후랭코프는 미국에서부터 풀타임 선발 경험이 거의 없다. 마이너리그에서 풀타임 선발투수로 시즌을 보낸 것은 2011년과 2017년 2번 뿐이고 대부분 선발과 중간을 왔다갔다 했다. 물론 한국에 오기 직전인 작년에 트리플A에서 24경기 중 21경기에 선발로 나선 것은 어느정도 체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왔다고 볼 수는 있다. 또 두산에서도 후랭코프의 등판 전후 루틴을 확실히 지켜주고 있어 현재의 투구 자체가 무리라고 보기는 힘들다.
물론 부진이 계속되면 곤란하다. 두산이 국내 선발진의 기복 속에서도 전반기 압도적인 1위를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린드블럼-후랭코프로 이어지는 막강한 '원투펀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후랭코프의 다음 등판을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