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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남에게 간 1표가 제라드 호잉에게 갔다면?
홈런 2개, 4타점을 기록한 김하성도 충분히 MVP 수상 자격을 갖췄다. 하지만 호잉도 만만치 않았다. 호잉은 선제 홈런, 결승타의 주인공이었다. 홈런과 타점 기록이 김하성에 비해 조금 모자랐지만, 영양가로 따지면 훨씬 앞섰다.
여기서 아쉬운 건 52표 중 두 사람 말고 다른 선수에게 간 1표. 투표 결과 유강남(LG)에게 1표가 갔다. 유강남도 나눔올스타 선발 포수로 출전해 2회 투런홈런을 치는 등 활약했다. 평가자마다 활약을 보는 기준이 모두 다르기에, 유강남에게 표를 던진 기자의 의도를 폄하하고픈 마음은 없다. 하지만 홈런 외에 특별한 활약이 없었고, 포수의 볼배합이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올스타전임을 감안했을 때 5회초까지 뛰고 교체된 유강남이 표를 받은 것에 대한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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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올스타전은 이 재투표 규정도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다. 재투표는 김하성과 호잉 외에 다른 여러명의 선수가 표를 나눠 받았을 경우, 그 다른 선수를 뽑았던 투표자들이 김하성과 호잉 중 1명에게 표를 던져 승부가 갈릴 수 있게 하는 것인데, 두 사람 외 나머지 선수들에게 표가 1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재투표를 할 경우, 먼저 찍었던 선수를 바꿔 선택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론적인 얘기일 수 있다. 유강남에게 표를 던진 사람이 김하성을 찍었다면 더 확실하게 승부가 갈렸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 처럼 그 표가 호잉쪽으로 갔다면, 경기보다 더 재미있는 MVP 선정이 될 뻔 했다. 그 1표의 결과가 씁쓸하게 느껴졌던 이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