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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롯데 자이언츠에서 가장 뜨거웠던 사나이는 앤디 번즈(28)였다.
-지난달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스윙이나 타격감을 잘 찾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감도 더 생겨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팀이 승리하는 순간 힘을 보탤 수 있을 때가 가장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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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건 아니다(웃음). '솔트베(Salt Bae)'라는 별명을 가진 요리사가 고기에 소금을 익살스럽게 뿌리는 동영상을 보고 '나도 따라해보면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야구에서 장타가 나올 때가 가장 재미있는 순간 아닌가. 그 상황에 맞춰 재미있는 동작을 세리머니로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시즌 초반에는 왜 이렇게 부진했나.
아마도 기술보다는 멘탈이 원인인 것 같다. (지난해 후반기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나도 모르게 부담감을 갖게 된 것 같다. 자신감은 있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압박감이 생겼다.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감독님을 찾았다. 조원우 감독님이 내게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는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줬다.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반등을 두고 스윙 시 체중 이동이 좋아졌다는 지적도 있더라. 본인이 의도한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
외야 깊숙한 곳, 가운데 펜스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겠다고 스스로 이미지를 그리며 연습했다. 타석에선 배트 중앙에 정확하게 공을 맞추는 임펙트에 신경을 썼는데, 의외로 파워까지 가미가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6경기 연속 홈런이 KBO리그 외국인 최다 타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나.
알고 있었다(웃음). 그래서 (홈런을 칠 때마다) 더 재미가 있었다. 그런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는 것에 영광스럽다. 하지만 이제는 지난 일이다. 앞으로 다가올 경기를 준비하고 좋은 활약을 펼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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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웃음). 내가 베리 본즈와 같은 선수와 비교가 되다니 영광스러울 따름이다. 내가 그 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는 아닌데 팬들이 좋게 봐줘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홈런을 치면서) 내가 이만큼의 파워를 갖춘 타자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홈런을 잘 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타격이 좋을 때는 수비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올 시즌 내가 원한 만큼 수비에서의 활약하지 못한 것은 인정한다. 돌아보면 운도 따라주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수비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자신감을 늘 갖고 있다.
-가족들이 올 시즌 한국에 머무는 것으로 안다.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내 아내는 지난 6년 동안 프로생활을 하는 동안 항상 곁에 있었다. 내겐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다. 가끔 타석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농담조로 '투수 공 좀 더 보고 쳐라', '한국까지 왔으니 야구 좀 제대로 하라'고 훈계를 하기도 한다(웃음). 아내와 함께 있을 땐 내 또 다른 취미인 비디오게임을 포기할 수밖에 없지만(웃음) 나는 아내가 곁에 있을 때가 제일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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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이다. 정말 재미있다. 유명한 곡이 내 응원가로 쓰인다는게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가. 아마 한국을 떠나도 그 노래 만큼은 내 인생에서 오랜기간 기억될 것 같다. 응원가 뿐만 아니라 한국은 내게 좋은 동료와 코치, 팬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곳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 뿐이다.
-한국에서 가장 해보고 싶은게 있다면.
두말할 것 없이 우승이다. 부산은 열정적인 도시고, 롯데는 환상적인 팬을 가진 구단이다. 이대호, 문규현처럼 오랜기간 한 팀에서 뛴 베테랑도 많다. 오랜기간 구단에 헌신한 이들이 우승반지를 끼지 못한 채 은퇴할 순 없다. 우리를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동료들을 위해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보고 싶다.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