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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입단 이후 올해처럼 힘든 시기가 있었나 싶다.
꾸준함을 앞세워 각종 대기록에 가장 근접한 투수가 장원준이다. 장원준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2012~2013 군 복무 기간 제외) 두자릿수 승리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3번째, 좌완 투수 최초의 기록이다. 2005년부터 11년 연속 세자릿수 이닝 돌파, 또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 기록도 가지고 있다. 이는 이강철 현 두산 수석코치와 타이 기록이다.
연속 시즌 10승-100탈삼진 최다 기록은 이강철 코치가 가지고 있는 10년이다. 장원준이 올 시즌에도 10승-100탈삼진을 달성한다면 탈삼진 부문에서는 신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누구보다 답답한 사람은 장원준 자신이다. 특별히 아픈 곳도 없고, 컨디션이 다른 것도 아닌데 구위가 살아나지 않는다. 혹독한 개인 훈련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까지 모두 열심히 장원준을 돕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아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
물론 1985년생인 장원준이 이제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나이고, 11년 연속 100이닝 돌파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오랜 세월 누적된 피로도 존재한다. 두산 이적 이후로는 매해 가을 긴장감 넘치는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고, 틈틈이 대표팀에도 차출됐다. 그동안 큰 부상도 없이 풀타임을 뛰었기 때문에, 김태형 감독도 혹시 이번 해에는 탈이 나지 않을까 염려해왔다.
모든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장원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김태형 감독은 "투수들이 한번씩 그런 시즌이 있는 것 같다"며 말을 아낀다. 아쉬움 속에 전반기를 마친 장원준이 후반기에는 다른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