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의 현(現) 에이스가 전(前) 에이스와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엄밀히 따지면 비긴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승리는 NC의 몫이었고, 박수는 팀의 현 에이스 로건 베렛에게 쏟아졌다.
사실 경력으로는 KBO리그 통산 56승을 거둔 해커가 월등히 앞선다. 또 베렛은 올해 처음 KBO리그 무대를 밟아 이 경기 전까지 3승5패, 평균자책점 5.55로 별로 좋지 못했다. 하지만 해커는 재계약 불발 이후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첫 등판이던 지난 3일 고척 SK전때도 초반에 안정감을 보이다 투구수가 50여개를 넘어간 5회에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이날 경기 내내 두 투수가 비교됐다. 하지만 베렛과 해커 모두 뛰어난 집중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보이며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첫 실점은 베렛이 했다. 3회말 1사 2루에서 김규민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에서 넥센 3, 4번 김하성과 박병호를 연거푸 삼진처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베렛은 더 길게 버텼다. 3회 실점 이후 집중력을 유지한 끝에 6회까지 추가 실점없이 막아냈다. 결국 베렛은 해커보다 1회 많은 6이닝 6안타 1볼넷 1실점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삼진을 무려 10개나 잡아내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도 추가했다.
최종 판정은 1이닝을 더 버틴 베렛의 우세승이라고 볼 수 있다. 해커가 내려간 이후 일찍 가동된 넥센 불펜을 상대로 NC 타선이 7회와 8회에 각 1점씩 뽑아내 2대1로 역전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비롯 베렛의 승리는 아니었지만, 선발의 내구성 측면에서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을 듯 하다. 이날 개인 최다 탈삼진으로 팀 승리에 기여한 베렛은 "해커가 좋은 투수인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나는 특별히 개의치 않고 평소처럼 준비했다. 비록 승을 챙기지는 못했지만 모든 선수들의 도움으로 팀이 승리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