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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의 3000루타 대기록 순간 비하인드스토리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7-01 16:54


2018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8회말 무사 1루 kt 이진영이 1타점 3루타를 친 후 달려나가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10/

"기록보다는 팀 승리였죠."

KT 위즈 이진영은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프로야구 역대 13번째 개인통산 3000루타. 이진영은 이 경기를 앞두고 정확히 2999루타로 기록에 딱 1루타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5회말 이재학을 상대로 선제 1타점 2루타를 쳐냈다. 이 점수가 아니었다면, 무승부로 끝날 뻔 한 경기였다. 비로 인해 6회초 NC 공격 도중 경기가 중단되고 그대로 강우콜드게임이 됐기 때문. 팀에 2연승을 안기는 값진 결승타여서 기쁨이 두 배였다.

1일 비로 취소된 NC전을 앞두고 만난 이진영은 "평소 기록에 그렇게 연연하지 않는 편인데, 그래도 오랜 시간 야구를 성실히 잘했다는 증거로 남으니 기분은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이진영은 이 경기에서 기록을 세우지 못할 뻔 했다. 5회말 선두 윤석민의 2루타로 무사 2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이진영은 초구 희생번트를 시도했는데 파울이 됐다. 희생번트를 안전하게 성공시켰다면 안타 기록 없이 경기가 끝났을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 번트를 실패한 게 전화위복이 돼 2루타가 나왔다.

이진영은 그 상황에 대해 "타석에 나가는데 김진욱 감독님께서 '번트는 안대도 좋으니 네가 잘하는 2루쪽으로만 쳐달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기록이 걸려있는 상황인데, 내 자존심을 지켜주시려 번트를 지시 안하신 걸로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번트를 선택했다. 내 기록보다 팀 승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번트를 대려니 어렵더라. 진짜 2루쪽으로만 보내자고 생각하며 배팅을 했다. 상대 이재학의 주무기 체인지업만 노리고 있었는데 운좋게 그 공이 들어와 안타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기록 달성 과정, 나름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기록을 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29일 먼저 세웠다. 역대 12번째 기록이 될 수도 있었는데 간발의 차로 늦었다. 이진영은 이에 대해 "사실 28일 NC전에서 안타를 더 칠 수 있었는데, 내가 기록을 세우면 더스틴 니퍼트의 100승 대기록에 누가 될까봐 일부러 안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순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로 인해 경기를 하지 못해 퇴근하는 이진영은 "그래도 큰 기록을 세웠다고 부모님께서 올라오셨다. 저녁 식사를 하러 가야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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