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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지난 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아찔한 장면 하나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7회초 1사 1루서 9번 정주현이 삼성 투수 우규민으로부터 사구를 맞았기 때문이다. 몸쪽 공에 배트를 쥔 왼손을 강타당한 뒤 정주현은 그 자리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혹시 뼈나 인대에 심각한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백업 내야수로 시즌을 맞은 정주현이 선발로 중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 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잠실경기부터다. 정주현은 투타에서 금세 실력을 발휘하며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 이후 한 번도 주전 자리에서 밀리지 않고 공수에서 알토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정주현이 선발로 출전하기 시작하면서 LG의 상승세도 시작됐다.
지난 10일 삼성전까지 정주현은 48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104타수 30안타), 1홈런, 9타점, 22득점을 기록했다. 실책은 3개를 범한 가운데 좌우 폭과 움직임, 포구, 송구에서 나무랄데 없는 수비 실력을 과시중이다. 특히 우익수나 중견수 쪽으로 빠질 수 있는 안타성 타구를 잡아 처리하는 게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류 감독은 정주현을 향해 "쟤가 마지막이다. 다치면 안된다"며 강한 신뢰감을 보이기도 했다. 2009년 대구고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정주현은 벌써 프로 10년차다. 2014~2015년 상무 야구단에서 군복무를 하고 돌아와 올시즌 비로소 주전을 꿰차며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