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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도 사절한 유희관, 독하게 마음 먹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6-07 10:40


유희관. 스포츠조선DB

독하게 마음 먹은 유희관이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다시 중심을 잡는 계기가 될까.

두산 베어스 유희관은 올 시즌 초반 시련의 시기를 보냈다. 1군에서 선발투수로 자리잡은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개막 후 6경기에서 그가 거둔 결과는 1승3패 평균자책점 8.64에 불과했다.

유희관답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거뒀고, 2015년에는 18승을 거두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특히 마운드 위에서 오래 버티는 것이 최대 장점. 5년 동안 유희관이 책임진 이닝이 886⅔이닝. 이중 불펜으로 나선 경기를 제외하고, 선발 등판 경기당 평균으로 치면 약 6⅓이닝에 달한다. 실점을 하더라도 6이닝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다는 것이 선발투수로서 가진 가장 큰 메리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오래 버티기도 어려웠다. 피안타가 많고, 연타 허용율이 높아지면서 5경기 연속 5실점 이상 경기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구속은 느려도 제구력과 공 끝의 힘으로 승부했지만 올해에는 그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결국 유희관은 부진 끝에 지난달 5일 2군에 내려갔다. 특별히 몸 상태가 안좋은 것도 아니지만 좀처럼 공의 위력이 살아나지 않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1군 복귀 시기를 못박지 않았다. "2군에서 루틴대로 공을 던져보고 괜찮아지면 올릴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10일 후 1군에 돌아왔다. 복귀 직후에는 5월 19일 롯데전에서 불펜으로 3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곧바로 선발로 복귀하게 됐다.

이후 3경기에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첫 등판 5월 25일 삼성전에서는 6⅓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후 SK전 5⅓이닝 2실점(노디시전)에 이어 6일 넥센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마침내 복귀 후 첫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점점 더 투구 내용이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복귀 이후 3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했던 유희관이지만, 6일 넥센전에서는 홈런 없이 6안타 1볼넷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요건을 쟁취했다.


보통 경기 후 승리 투수는 공식 인터뷰를 갖는다. 특히 유희관은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기에 더더욱 인터뷰 요청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희관은 정중히 사절했다. 아직 시즌이 길기 때문에 지금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는 그의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렵게 시작한 시즌이지만,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유희관의 2018시즌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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