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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게 마음 먹은 유희관이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다시 중심을 잡는 계기가 될까.
특히 마운드 위에서 오래 버티는 것이 최대 장점. 5년 동안 유희관이 책임진 이닝이 886⅔이닝. 이중 불펜으로 나선 경기를 제외하고, 선발 등판 경기당 평균으로 치면 약 6⅓이닝에 달한다. 실점을 하더라도 6이닝 이상을 책임져줄 수 있다는 것이 선발투수로서 가진 가장 큰 메리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오래 버티기도 어려웠다. 피안타가 많고, 연타 허용율이 높아지면서 5경기 연속 5실점 이상 경기가 나왔고, 자연스럽게 이닝 소화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구속은 느려도 제구력과 공 끝의 힘으로 승부했지만 올해에는 그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그리고 10일 후 1군에 돌아왔다. 복귀 직후에는 5월 19일 롯데전에서 불펜으로 3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곧바로 선발로 복귀하게 됐다.
이후 3경기에서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첫 등판 5월 25일 삼성전에서는 6⅓이닝 3실점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후 SK전 5⅓이닝 2실점(노디시전)에 이어 6일 넥센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마침내 복귀 후 첫승을 거뒀다. 무엇보다 점점 더 투구 내용이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복귀 이후 3경기 연속 홈런을 허용했던 유희관이지만, 6일 넥센전에서는 홈런 없이 6안타 1볼넷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 요건을 쟁취했다.
보통 경기 후 승리 투수는 공식 인터뷰를 갖는다. 특히 유희관은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기에 더더욱 인터뷰 요청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유희관은 정중히 사절했다. 아직 시즌이 길기 때문에 지금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는 그의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렵게 시작한 시즌이지만,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유희관의 2018시즌은 어떤 결말을 맺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