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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의 역할은 뭘까.
롯데는 번즈의 타격감을 살리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부담이 적은 6~8번 타선에서 번즈를 활용했다. 한때 2번 타순까지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서도 번즈가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게 문제다. 지난 4월 17일부터 28일까지 '재정비'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갔다 복귀했지만, 이마저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번즈는 롯데 하위 타선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116경기에서 423타수 128안타(15홈런), 타율 3할3리를 기록했다. OPS는 0.860였지만 고비 때마다 한방을 해주며 롯데의 가을야구행에 일조했다. 뛰어난 수비력으로 롯데 마운드에 안정감을 줬다.
이렇다보니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수비에서의 역할에 만족한다는 평가가 있지만, 반대 의견이 다수다. 롯데가 2년 연속 가을야구로 가기 위해선 중량감 있는 외국인 타자를 데려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대체 불가였던 2루 수비가 지난해와 달리 신본기, 정 훈 등 가용 자원이 늘어난 것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시즌 중반 외국인 타자 교체는 모험이지만, '중량감 있는 외인 타자'에 대한 갈증이 더 커 보인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번즈의 타격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번즈의 타격을 보면) 삼진 비율이 많지 않다. (실제 타격시) 공도 배트 중심에 잘 맞추고 있다"며 "초반 만큼 (타격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번즈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좌익수 플라이와 1루수 앞 땅볼, 3루수 파울 플라이에 그쳤다.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3루수 오른쪽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조 감독의 신임은 여전하지만 번즈가 완벽하게 살아나려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