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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조상우 안정화, 줄어든 투구 수에서 보인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5-20 09:21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KBO리그 KIA와 넥센의 경기가 열렸다. 사진은 넥센 조상우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5.16/

실패의 큰 고비를 넘고나자 확연한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조상우의 볼끝에 자신감이 점점 더 실리고 있다. 감독과 동료들의 전폭적인 신뢰에 100% 부응하는 모습이 갈수록 뚜렷하게 나온다. 안정화의 조짐은 투구 수에서 뚜렷이 보인다.

조상우는 1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서 6-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시즌 9번째 세이브를 추가했다. 삼성 3-4-5 클린업 트리오와의 승부였지만, 조상우는 거침없이 강속구를 뿌렸다. 첫 상대로 나온 대타 이지영은 가볍게 2구 만에 유격수 땅볼 처리. 4번 러프와는 5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그리고 5번 이원석 역시 5구만에 중견수 뜬공. 깔끔한 세 타자 셧아웃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최근 조상우는 이렇게 깔끔한 마무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최근 3일 간격으로 세 경기에 나와 1승2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뒷문을 단단히 틀어막았다.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 때 1이닝 1안타 무실점 세이브에 이어 16일 고척 KIA전 때는 7-7 동점이던 9회에 나와 1이닝을 퍼펙트로 막은 뒤 9회말 초이스의 끝내기 홈런이 터진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됐다. 이어 다시 19일에도 세이브 성공.

괄목할 만한 변화다. 올 해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로 시즌을 출발하게 된 조상우는 초반에 다소 불안감을 준게 사실이었다. 블론세이브도 4개나 됐었다. 특히 지난 8일 고척 한화전 때는 9회초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패전투수가 되기도 했다. 마무리로서 최악의 경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 최악의 경기가 오히려 반전의 계기가 된 듯 하다. 당시의 실패에 대해 장정석 감독 뿐만 아니라 김상수 등 많은 동료들이 격려해주자 조상우도 마운드에서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후 세 경기에서 내리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세 경기에서 이닝당 투구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13일에는 안타 1개를 맞는 바람에 1이닝을 끝내는 데 17구가 소요됐다. 다소 많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A급 마무리 투수는 1이닝을 15구 이하에서 끝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조상우는 16일 KIA전 때는 1이닝을 14구에 끝내더니 19일에는 불과 12개로 1이닝을 마쳤다. 갈수록 투구수가 줄어든 것이다. 이 수치 저하는 조상우의 자신감과 제구력이 동시에 향상됐다는 걸 의미한다. 블론세이브나 패전에 대한 트라우마는 완전히 사라졌고, 이제서야 본격적인 마무리 투수로서 안정화 패턴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안정화 패턴이 계속 이어진다면 "리그가 끝날 때 (세이브부문) 1위에 올라있을 수도 있다"는 장정석 감독의 말이 빈말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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