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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다고 하는 건 다 해봤죠. 심지어 오줌까지도…"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표면만을 보고 성급하게 잘못 내린 결론이다. 이른 교체의 속사정은 따로 있었다. 신재영의 손가락에 또 물집이 잡히는 바람에 더 이상 던졌다가는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17일 고척돔에서 KIA와의 홈경기를 앞둔 장 감독은 "전날 4회가 시작될 때부터 신재영의 오른손 중지 끝에 물집이 잡히기 시작했다. 5회가 끝난 뒤에도 다시 체크했는데, 물집이 커진 채 터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향후 치료를 위해서는 터지기 전에 바꾸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교체의 속사정을 밝혔다.
신재영 역시 전날 상황에 대해 "(6회에 교체돼)아쉽기도 하지만, 물집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더 던지다가 물집이 터지면 또 치료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릴 위험도 있었다. 교체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넥센 트레이닝 코치는 신재영이 교체된 뒤 물집을 조심스럽게 터트려 치료를 진행했다. 현재 신재영읜 손가락 끝에는 딱지가 잡혀있다. 결국 장 감독이 그나마 신재영에게 선발 승이라도 챙겨주기 위해 5회까지 던지게 배려해 준 셈이었다.
신재영은 "원래 손에 땀이 많은 스타일이라 남보다 로진을 많이 바른다. 그러면 손가락 끝이 건조해지는 데 다시 공을 던지면 또 땀에 젖는다. 그러면서 손가락 끝의 피부가 약해지는 것 같다"면서 "이 증상을 개선해보려고 정말 안 해본 게 없다. 시즌 끝나고는 손에 땀이 덜 나도록 수술도 받을까 생각 중이다. 또 (벗겨진) 피부가 빨리 아물고, 전보다 더 강해진다고 해서 여러가지 민간 요법도 해봤다. 우리 팀 로저스나 브리검이 추천해줘서 피클 주스에도 손가락을 담그고 있었고, 심지어 오줌을 받아 손가락을 담가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손가락 끝부분 피부강화를 위해 오줌을 활용하는 건 이미 오래된 방법이다. 그리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도 이 방법을 쓰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신재영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라도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손가락만 괜찮으면 120개 까지도 던질 수 있다"며 다음 등판에서 더 좋은 모습을 약속했다.
고척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