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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전세계에서 가장 활기가 넘치는 프로야구 리그다. 선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등장송이 울려 퍼지고, 선수 개별응원가는 팬들의 합창으로 이어진다. 치어리더들의 신나는 율동도 특별한 볼거리다.
하지만 이번주부터 등장송은 사라진다. KBO(한국야구위원회)와 10개구단은 저작 인격권과 관련해 구단 응원가(등장곡) 사용을 중지하고 공동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음악 원작자들은 최근 단순 음원 사용이 아닌 개사 또는 원곡의 일부분 사용에 대해 음원 편집이 이뤄질 경우 원작자의 인격이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원작자들은 저작 인격권 침해에 대해 최근 삼성 라이온즈를 포함해 몇 개 구단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KBO 및 10개 구단은 응원가 원곡, 선수 등장곡, 치어리더 댄스 음악 등에 대중가요를 사용하며 해당 음원 저작권료를 2003년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지급해왔다. 이후 2011년부터는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와 한국음반산업협회를 포함시켜 총 3개 저작권 단체에 저작권료를 지불해오고 있다. 저작권료 규모는 연간 수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말에 큰 변화가 있었다. 음원에 대한 개사와 원곡 일부분을 사용하는 것이 원작자의 인격 침해에 해당된다는 주장이었다. 이른바 저작 인격권. 선수 등장송은 짧은 시간에 이뤄진다. 임팩트를 위해 일부분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치어리딩에 쓰는 일부 음원도 마찬가지다. 이닝 중간 중간에 사용하기 때문에 일부만 사용될 때가 있다. 2016년말 제기된 원작자들의 권리 주장에 대해 KBO와 10개 구단이 협의를 진행했지만 100% 매끄럽진 않았다. 일부 구단은 정식 계약으로 비용지불을 했고, 협의가 되지 않은 경우 선수 응원곡을 아예 창작곡으로 완전히 바꿨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일부 원작자들의 과거 음원 사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요구다. 이번 소송은 현 음원 사용료(저작 인격권 포함)에 더해 과거에 사용했던 부분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10개 구단 마케팅 팀과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가 이번 소송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KBOP 관계자는 "음원 원작자들은 지금까지의 저작료 외에 음원을 잘라쓴 것과 개사한 것에 대한 비용을 더 요구하고 있다. 소송중인 사안이라 조심스럽지만 선수 등장곡이나 응원가를 통해 수익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다. 또 모기업에는 돈이 있을지 몰라도 구단에 돈이 무한정 있는 것은 아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많은 금액을 지불하고는 쓰지 못한다. 팬들의 즐거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비용 측면이 꽤 크다.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또 "선수 응원가나 치어리딩 음악도 마찬가지다. 일부는 합의가 안된 것도 있다. 이 역시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