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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바닥까지 내려갔던 넥센 히어로즈의 타격감은 이제 조금씩 상승 무드로 접어든 듯 하다. 고무적인 장면이 있었다. 지난 29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넥센 타선은 장단 17안타를 치면서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전원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상·하위 타선이 골고루 터져나왔다. 특히 하위 타선에 기용했던 김규민 김혜성에 주전 3루수로 6번에 배치된 장영석까지 멀티히트를 친 점이 고무적이다. 늘 쳐주던 선수가 아니라 앞으로 터져줘야 할 타자가 쳤기 때문이다.
원래 올 시즌 초반 넥센은 홈런 생산력에서 타구단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지녔다고 평가받았다. 특히나 박병호의 합류가 큰 호재였다. 실제로 개막 후 박병호가 종아리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되기 전인 4월12일까지 넥센의 팀 홈런은 총 22개로 10개 구단 중 4위였다. 하지만 현재 순위는 7위(29개)까지 떨어졌다. 박병호가 빠진 뒤 치른 15경기에서 겨우 7개의 홈런 밖에 추가하지 못한 탓이다. 이 기간 동안 팀 홈런은 NC 다이노스와 공동 최하위였다.
최근 수 년간 이어져오고 있는 타고투저 트렌드에서 홈런이 나오지 않고서는 다른 팀을 제압하기 힘들다. 때문에 현재 팀의 주요 타자들, 특히나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초이스는 현재 팀내에서 그나마 가장 많은 6개의 홈런을 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초이스에 대한 기대감이 팀 내외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이스는 아직까지는 작년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병호가 빠진 이후 좀 더 큰 부담감을 느끼는 듯 하다. 타율도 2할6푼3리로 저조한 편이다. 이는 초이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넥센 타선 자체가 최근 들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초이스도 이 기류에 영향을 받았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초이스의 부진 탈출과 팀 득점력 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수차례 타순 변경을 시도했다. 정답은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자리를 옮겼을 때 일시적으로 살아났지만, 이게 지속성을 갖지 못했다. 결국 타순 조정은 근본 해결책은 아닌 듯 하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초이스 본인의 노력과 코칭스태프의 연구가 뒤따라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