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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한국시리즈, 3일 내내 난리였다. 마지막 경기는 조금 쉽게 가나 했더니, 그러지 못했다.
두산이 쉽게 이기는 듯 했다. 6회에만 대거 8점을 내며 SK의 기를 죽이는 듯 했다. 하지만 SK도 당하지만은 않았다. 3-10으로 밀리던 8회 최 정의 투런포 포함, 한꺼번에 6점을 내며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9회말에는 SK가 2사 만루 역전 찬스를 잡았다. 마지막 타자는 전 이닝 홈런을 친 최 정. 3구째 파울타구는 극적인 역전 그랜드슬램이 될 뻔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폴대를 벗어났다. 그렇게 두산이 어려운 승리를 따냈다.
25일 2차전은 SK가 웃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웃다 울다 웃었다. 9회 3-1 리드 상황서 마무리 박정배가 박건우, 양의지에게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역전을 당했다. 그러나 9회말 이재원의 홈런으로 동점. 연장 10회초 또 2점을 주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으나 10회말 동점을 만든 후 노수광의 극적인 기습번트 끝내기 안타로 균형을 맞췄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번트를, 그것도 절체절명의 순간 시도한 노수광의 기지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보냈다.
3차전은 진짜 쉽게 가는 듯 했다. 선발 싸움에서 SK가 앞섰다. 메릴 켈리가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한 반면, 두산은 장원준이 무너졌다. 4이닝 4실점. 그렇게 SK가 8회초를 앞둔 시점까지 5-0으로 앞섰다. 분위기상 두산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됐다. 두산도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들을 빼고 류지혁, 김인태 등 대타를 내며 어느정도 수건을 던지는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두 사람이 바뀐 투수 정영일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찬스를 잡았고 두산은 조수행-박건우-양의지의 적시타로 한꺼번에 4점을 내며 4-5 1점차까지 쫓아갔다. 잠잠하던 경기장이 또다시 뜨거운 분위기로 변했다.
두산은 8회말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고 9회 대반격을 노렸다. SK는 전날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 박정배를 다시 한 번 믿고 올렸다. 선두 김인태의 타구가 중견수 방향 펜스 앞에서 잡히자 SK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렇게 드라마 같았던 양팀의 첫 3연전이 막을 내렸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