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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류 출신' 롯데 외인 투수 레일리 "수비도 잘해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26 17:56


◇브룩스 레일리.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6일 수원 KT위즈파크.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흠뻑 젖었다. KT 위즈전을 앞둔 동료들의 라이브배팅이 한창이인 가운데 베이스 러닝을 하면서 구슬땀을 흘렸다.

레일리는 롯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순서대로면 이튿날인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릴 한화 이글스전 출격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러닝이 예사롭지 않았다. 등판을 앞두고 갖는 몸만들기 정도로 볼 수준은 아니었다.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지치며 날렵하게 루를 밟고 달려가면서도 가쁜 숨조차 내쉬지 않았다. 베팅케이지 안까지 들어가진 않았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서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일본)가 따오르는 장면이었다.

사실 레일리도 '이도류' 경험이 있다. 텍사스 A&M 대학 1학년 시절 외야수와 투수를 겸업했다. 타율 3할4리, 7승3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성적도 준수했다. 시카코 컵스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뒤 '이도류'는 접었다. 하지만 꿈틀대는 본능까지 숨길 순 없는 듯 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레일리가) 발도 빠르고 외야 수비도 잘한다. 높은 타구도 잘 잡는다"고 웃었다. 그는 "시즌 전 연습경기 때도 대주자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더그아웃 한켠에서 스파이크를 갈고 있더라"고 웃었다. 오타니처럼 이도류를 시키며 키워보는게 어떻겠느냐는 물음엔 "잘 던져야죠"라고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심전심이다. 레일리 역시 마운드 위에서의 '첫승'이 간절하다. 5경기에 등판했으나 3패에 그쳤다. 지난 22일 SK 와이번스전에서는 3이닝 8안타(1홈런) 6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롯데는 최근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반격에 시동을 걸었지만 '선발 야구'가 되지 않고 있다. 조 감독은 "(순위싸움이) 혼전 아닌가. 선발 재정비만 이뤄지면 중위권까지 충분히 치고 나아갈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롯데 대반격에 일조했던 레일리의 힘이 필요한 순간이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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