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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소침' 롯데 듀브론트, 추락-반전 기로에 섰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4-24 06:1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펠릭스 듀브론트(31·롯데 자이언츠)의 '봄날'은 언제 올까.

5번의 등판, 한숨만 깊어졌다. 5경기서 4패, 평균자책점 8.37. 피OPS(출루율+장타율)가 8할6푼5리에 달한다. 경기당 볼넷 허용(7.61개)이나 이닝당 투구수(20.7개)도 문제다. 시즌 초반엔 날씨가 풀리면 구위도 살아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근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컨디션보다는 집중력 쪽에 문제가 큰 모습이다.

내용이 그랬다. 초반에 난타를 당하다가 갑자기 연속 삼진을 잡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투구를 했다. 지난 12일 넥센 히어로즈전 6안타 4실점 중이던 5회초에서 나온 세 타자 연속 삼진, 1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7안타 4실점 중이던 4회초부터 4타자 연속 삼진으로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을 보면 구위나 컨트롤 모두 나쁘지 않았다. 선발 투수들은 이닝을 거듭하며 영점을 잡기도 한다. 듀브론트의 문제를 결과적으로 되짚어보면 영점을 잡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초반 부진에 듀브론트도 잔뜩 위축된 모습이다. 19일 삼성전을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통역과 간간이 대화를 나누고 더그아웃 앞을 서성일 뿐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듀브론트가) 남미(베네수엘라) 출신 선수치고 굉장히 조용한 성격"이라며 "(한국에서) 잘 해보고 싶은데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으니 말수가 더 적어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지난 삼성전에서) 스스로도 안좋은 상황임을 알고 있으니 잘 던지고 싶었을 것이다. 삼진을 잡을 수 있는 결정구가 있음에도 볼넷이 많은 건 심리적인 문제일 것"이라며 "일단 다음 경기에 한 번 기회를 더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발 로테이션이라면 듀브론트는 25일 수원 KT 위즈전 등판이 유력하다. KT는 23일 현재 팀 타율(2할9푼3리) 2위다. 안타(266안타)와 도루(23개)는 1위다. 주자가 있는 상황마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볼넷, 집중타에 허덕였던 듀브론트는 '발야구'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어려운 승부다. 포수들은 도움을 줄 준비가 되어 있다. 나종덕의 도루저지율은 3할7푼5리, 김사훈은 3할3푼3리다. 두 선수 기록 모두 포수 도루저지율 톱10 내에 있다.

결국 이번 승부도 듀브론트가 안정된 제구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꼴찌 롯데는 제 몫을 못하는 선발 투수를 마냥 기다려줄 처지가 못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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