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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투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조금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는 거포들은 그들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피어밴드는 개막 초반 2경기서는 5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최근 2경기서는 7,8이닝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를 해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의 위용을 되찾았다.
산체스는 올해 새로온 투수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0㎞가 넘는 직구에 140㎞대 후반의 커터로 타자를 잡아나가는 산체스는 4경기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3승에 평균자책점 1.04의 놀라운 피칭을 했다.
먼저 피어밴드가 맞았다. 1회초 1사 1루서 3번 최 정에게 던진 142㎞의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그대로 좌월 투런포로 연결됐다. 0-2. 3회초 이번엔 홈런 1위 제이미 로맥에게 걸렸다. 3번 최 정을 너클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는데 포수 장성우가 제대로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려 출루시켰다. 아쉬움이 있어서였을까. 로맥에게 던진 초구가 홈런으로 이어졌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127㎞의 체인지업을 바깥쪽으로 던졌으나 조금 가운데로 오며 밀어치는 로맥의 방망이에 걸렸다. 우월 투런포. 피어밴드는 7회까지 던지며 9개의 삼진을 잡고 단 4개의 안타만 허용했으나 그 중 2개의 홈런이 4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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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1회말 1점을 내준 것을 빼고 5회까지는 안정적이었다. 5회말에만 삼자범퇴로 끝냈고, 4회까진 안타를 매회 안타를 하나씩 맞았다. 4-1로 앞선 상황에서 6회말에도 올랐다. 당시 투구수가 87개라 6회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있었다. 무실점으로 막아낸다면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시즌 4승도 바라볼 수 있었다.
최근 5경기서 1개의 홈런에 그친 KT 타선이지만 윤석민, 유한준, 박경수 등은 최근 타격감이 좋았고, 이들이 산체스의 실투를 점수로 만들었다.
최근 계속 부진을 겪었던 3번 로하스가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한데 이어 4번 윤석민이 안타를 쳐 무사 1,3루를 맞았다. 이어 5번 유한준이 산체스의 144㎞의 가운데로 몰린 커터를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스리런포를 작렬시켰다.
곧바로 나온 6번 박경수가 하나 더 쳤다. 152㎞의 빠른 직구가 역시 가운데로 왔고 밀어친 타구가 담장을 넘어갔다. 순식간에 4-5로 바뀌었다.
이날 피어밴드는 7이닝 4안타 4실점(3자책), 산체스는 5이닝 8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기대했던 투수전엔 못미치는 성적이었다.
아무리 좋은 투수도 실투를 할 수 있다. 그런데 KBO리그는 그런 실투를 놓치지 않는 파워 히터가 너무나 많았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