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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메이저리그 3연전의 주인공은 올 시즌 최고령 투수(44세 10개월 23일) 바톨로 콜론(텍사스 레인저스)이었다.
시즌 개막 전까지 콜론의 활약을 내다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두 번이나 계약을 맺었다. 2월 5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5차례 시범경기에서 18이닝을 던졌으나 방출 통보를 받았고, 이틀 만에 텍사스가 다시 내민 마이너리그 계약을 받아들여야 했다. 콜론은 지난 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첫 선발 등판해 6이닝 7안타 4탈삼진 1실점, 승패없이 물러났지만 이후 2경기서 중간 계투에 그쳤다. '땜질용 투수' 정도로 치부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콜론은 빅리그 통산 240승(176패)을 거둔 투수다. 전성기 때는 최고 구속 100마일(160㎞)을 경기 내내 포수 미트에 꽂아넣을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로 찬사를 받았다. 빅리그를 처음 밟은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21시즌 동안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것만 15차례다. LA 에인절스 시절이었던 2005년에는 한 시즌 최다승(21승)을 따내며 마리아노 리베라, 요한 산타나 등 내로라 하는 투수들을 제치고 사이영상을 따내기도 했다. 이듬해 팔꿈치 인대, 어깨 부상을 줄기세포 시술로 치료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2011년 뉴욕 양키스에서 8승, 평균자책점 4.00으로 찍으며 재기에 성공하는 듯 했다. 그러나 2012년 오클랜드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 드러나 5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동안의 노력 역시 약물의 힘을 빌어 얻은 것으로 평가절하 됐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찍었으나 지난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2승8패), 미네소타(5승6패) 등 팀을 전전하며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휴스턴의 에이스이자 리그 최정상급 투수인 벌랜더와의 맞대결에서 펼쳐진 콜론의 역투엔 그간의 한이 서려 있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