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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울산 문수구장.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나선 것은 선수들이었다. 투수 김상수(30)가 총대를 맸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김상수가 어제 저녁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 단톡방에 '힘 좀 내자'고 메시지를 남겼다고 하더라"며 "경기 전 점심 식사 뒤에는 선수단 전체에 커피를 돌렸다"고 밝혔다. 바통은 고참 김태완(34)-박병호(32)가 이어 받았다. 두 선수는 부상으로 이탈한 캡틴 서건창(29)을 대신해 임시 주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이날 생일을 맞이한 장정석 감독과 박도현 코치의 생일을 축하하는 '깜짝 이벤트'를 직접 기획했다. 선수단 모두가 참가하는 이벤트를 통해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고 힘을 모아보자는 취지였다. 이들은 "연패 중이지만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감독-코치님 생일인 만큼 선수들이 승리로 생일 선물을 대신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정석 감독은 "(김)상수가 돌린 커피를 마시며 힘이 났는데 선수들이 생일까지 챙겨줘 너무 고마웠다. 마음 속으로 울었다"고 활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는 "사실 음력으로 생일을 치르는데 이미 지났다. 아마 선수들이 내 프로필에 나온 양력 생일을 참고한 것 같다"며 "나를 생각해서 이벤트를 준비해줬다는 생각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웃었다. 선수들이 약속한 '승리'라는 선물에 대한 기대감은 표정에 한껏 묻어났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