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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타순 짜기가 쉽지 않다. 가지고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고, 실력도 고만고만하기 때문이다.
LG가 찬스에서 약한 이유, 역시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타순과 관련된 이야기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주전 타자들의 현재 컨디션을 설명하면서 '집중력'에 대한 아쉬움을 표시했다. 안익훈 강승호 채은성 양석환 등 시즌 초 부진을 면치 못하는 선수들에 관한 얘기였다. 그렇다고 타순을 대폭 바꿀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고정된 타순을 선호하는 류 감독이기도 하다.
이 상황에서 언급된 선수가 바로 이형종이다. 이형종은 전지훈련서 류 감독의 기대를 잔뜩 받고 주전 우익수로 거의 낙점을 받는 상황에서 생각지 못한 부상을 당했다. 2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 도중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무릎 인대가 미세하게 찢어졌다. 곧바로 귀국을 했고 재활 훈련을 진행했다. 당초 이형종의 복귀에는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시간이 좀더 길어지고 있다.
이형종의 복귀는 곧 타순의 대폭 변경을 의미한다. 류 감독은 "형종이가 오면 2번을 치고, 김현수가 5번으로 가든지 아니면 박용택이 5번으로 가는 걸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지금은 5번, 6번이 생갭다 안 맞으니까 변화가 필요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형종은 전지훈련 연습경기서 5타수 3안타를 쳤다. 당시 팀내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다는 말을 들었다. 부상 후 첫 2군 경기서도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방망이 실력은 믿을 만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