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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의 여지 없이 개막전 승부는 시즌 판도를 예측하는데 있어 중요한 근거가 된다.
LG 타선의 상태를 말해준 경기나 다름없었다. LG는 안익훈과 양석환을 테이블세터, 박용택-아도니스 가르시아-김현수를 클린업트리오, 채은성-강승호-유강남-오지환을 하위타선으로 꾸렸다. 포지션별로 가장 믿음직한 야수들을 뽑았으니 베스트 라인업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7안타와 1볼넷의 빈타에 허덕이며 2점을 뽑는데 그쳤다. 2회초 채은성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것 말고는 짜임새를 거의 찾기 힘들었다. 또 9회 대타 임 훈의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면, 경기 중반 이후 LG의 공격은 볼 게 없었을 것이다.
3회에는 무사 1,2루서 양석환이 삼진을 당했고, 박용택이 초구에 병살타를 쳤다. 4회에는 1사 2루서 채은성이 2루수 직선아웃으로 물러날 때 2루주자 가르시아가 주루사로 아웃됐다. 5회에도 2루주자 강승호가 유강남의 중견수 뜬공을 보고 3루를 욕심내다 횡사했다. 류중일 감독이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2번 타자 양석환은 3타수 무안타로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물론 대만 출신 NC 선발 왕웨이중이 까다로운 투구를 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LG 타자들은 집중력, 작전수행능력, 임기응변에서 모두 낙제점이었다. 이것이 LG 타선의 현주소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NC와의 개막전은 LG 타선이 풀어야 할 과제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