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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 LG 타선, 시즌 전체를 예고한 것인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3-25 09:33


LG 트윈스는 지난 겨울 김현수와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영입해 새롭게 중심타선을 꾸렸지만, 전체적인 타선의 짜임새가 허약한 탓에 올시즌에도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의심의 여지 없이 개막전 승부는 시즌 판도를 예측하는데 있어 중요한 근거가 된다.

LG 트윈스는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서 2대4로 패했다. 2016년과 2017년 개막전에서 에이스 헨리 소사를 앞세워 연속 승리를 따낸 LG는 이날 새 외인 투수 타일러 윌슨을 선발로 내보냈다. 윌슨은 KBO리그 데뷔전이 개막전이라는 부담을 안고 등판해 6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을 기대케했다. 140㎞대 중후반의 직구, 낙차 큰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커터, 투심 등 모든 구종이 수준급이었으며, 제구력도 예상한 것보다 안정적이었다. 삼진은 무려 7개를 잡아냈다.

하지만 윌슨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1선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개막전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한 투수는 윌슨까지 포함해 모두 4명이었는데, 다른 3명은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NC 왕웨이중(7이닝 1실점),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6⅔이닝 3실점), 넥센 히어로즈 에스밀 로저스(6⅔이닝 3실점)는 타선의 지원을 어느 정도 받으면서 시즌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LG 타선의 상태를 말해준 경기나 다름없었다. LG는 안익훈과 양석환을 테이블세터, 박용택-아도니스 가르시아-김현수를 클린업트리오, 채은성-강승호-유강남-오지환을 하위타선으로 꾸렸다. 포지션별로 가장 믿음직한 야수들을 뽑았으니 베스트 라인업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은 7안타와 1볼넷의 빈타에 허덕이며 2점을 뽑는데 그쳤다. 2회초 채은성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것 말고는 짜임새를 거의 찾기 힘들었다. 또 9회 대타 임 훈의 홈런이 터지지 않았다면, 경기 중반 이후 LG의 공격은 볼 게 없었을 것이다.

3회에는 무사 1,2루서 양석환이 삼진을 당했고, 박용택이 초구에 병살타를 쳤다. 4회에는 1사 2루서 채은성이 2루수 직선아웃으로 물러날 때 2루주자 가르시아가 주루사로 아웃됐다. 5회에도 2루주자 강승호가 유강남의 중견수 뜬공을 보고 3루를 욕심내다 횡사했다. 류중일 감독이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2번 타자 양석환은 3타수 무안타로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물론 대만 출신 NC 선발 왕웨이중이 까다로운 투구를 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LG 타자들은 집중력, 작전수행능력, 임기응변에서 모두 낙제점이었다. 이것이 LG 타선의 현주소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LG는 지난해 팀평균자책점 1위를 하고도 허약한 타선 때문에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겨울 유턴파 FA 김현수를 115억원을 쏟아붓고 잡은 이유다. 쿠바 출신 타자 가르시아도 상당한 시간을 두고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4번 타자다. 또한 개막전 27인 엔트리 가운데 투수와 포수를 제외한 야수를 14명이나 뽑은 것도 공격에서 다양한 카드를 내밀어보겠다는 류 감독의 전략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다.

NC와의 개막전은 LG 타선이 풀어야 할 과제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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