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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45 김현수 2번 타순, 대안이 없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8-03-18 09:21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18 KBO 리그 시범경기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무사 1루 LG 김현수가 우익수 앞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3.17/

LG 트윈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주로 2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김현수는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올라선 뒤 2번에서 친 적이 거의 없다. 2011년과 2012년 한 번씩 대타로 2번 타순에 섰을 뿐이고, 2013년 이후에는 한 번도 2번타자로 나선 적이 없다. 그렇다고 2번 타순이 낯선 것은 아니다.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는 2번타자로 61경기에 출전했다.

다만 LG 타선의 효율성을 감안했을 때 2번 자리가 이상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타격의 정확성과 파워를 갖춘 팀내 최고의 타자를 2번에 놓아 두기는 아까운 측면이 있다. LG 신경식 타격코치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서 "현수를 2번에 놓기에는 아깝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LG 타선의 상황을 고려하면 2번 타순이 제격일 수도 있다. 류중일 감독은 '강한 2번'을 선호하는 사령탑이다. 2번타자는 출루는 물론이거니와 파워를 갖춘 해결사 역할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이형종이 2번타자로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이형종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무릎을 다쳐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 인대가 약간 손상됐는데, 4월 초중순은 돼야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현수가 자연스럽게 2번 타순에 기용되고 있다. 4차례 시범경기 가운데 2번으로 3차례 출전했다. 지난 1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김현수는 2번 좌익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우측과 우중간으로 2루타 2개를 날리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시범경기 타율이 5할4푼5리(11타수 6안타)로 올랐다. 득점은 4개가 됐다.

시범경기에서 LG의 득점 양상을 보면 테이블세터 안익훈과 김현수가 출루하면 3번 박용택과 4번 아도니스 가르시아, 5번 채은성 또는 양석환 타순에서 타점을 올리는 방식이다. 4경기 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지금 타순이 얼마나 효율적이냐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김현수가 2번 타순에서 출루율을 높이면서 득점 기회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날 현재 김현수는 타점이 없다.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타점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다. 실제 김현수는 4경기를 치르면서 한 번도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타격을 한 적이 없다. 주자가 없을 때 8타수 5안타였고,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만일 스코어링 포지션을 자주 접하는 중심타선에서 똑같은 타격을 했다면 벌써 타점을 기록했을 것이다. 물론 이렇다 저렇다를 논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득점이든 타점이든, 김현수는 어느 타순에 갖다 놓아도 제 역할을 할 선수라는 게 류 감독의 평가다. 다만 김현수의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감안하면 테이블세터보다는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주는 게 LG로서는 효율적이다. 류 감독이 처음에 구상한 김현수의 타순도 5번이다. 박용택-가르시아-김현수로 이어지는 좌-우-좌 클린업트리오라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4번 가르시아는 KBO리그에 금세 적응했는지, 벌써 1홈런에 3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그 뒤를 김현수가 받치는 것이다.

결국 강한 2번타자가 없다는 게 고민이다. 이형종이 돌아오지 않는 한 다른 카드는 없어 보인다. 결국 LG는 안익훈-김현수-박용택-가르시아 순의 1~4번 체제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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