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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 주로 2번 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LG 타선의 상황을 고려하면 2번 타순이 제격일 수도 있다. 류중일 감독은 '강한 2번'을 선호하는 사령탑이다. 2번타자는 출루는 물론이거니와 파워를 갖춘 해결사 역할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이형종이 2번타자로 유력한 후보였다. 하지만 이형종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슬라이딩을 하다 무릎을 다쳐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 인대가 약간 손상됐는데, 4월 초중순은 돼야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현수가 자연스럽게 2번 타순에 기용되고 있다. 4차례 시범경기 가운데 2번으로 3차례 출전했다. 지난 1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김현수는 2번 좌익수로 출전해 3타수 3안타 2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우측과 우중간으로 2루타 2개를 날리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시범경기 타율이 5할4푼5리(11타수 6안타)로 올랐다. 득점은 4개가 됐다.
이날 현재 김현수는 타점이 없다.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타점 기회가 별로 없었다는 이야기다. 실제 김현수는 4경기를 치르면서 한 번도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타격을 한 적이 없다. 주자가 없을 때 8타수 5안타였고,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만일 스코어링 포지션을 자주 접하는 중심타선에서 똑같은 타격을 했다면 벌써 타점을 기록했을 것이다. 물론 이렇다 저렇다를 논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득점이든 타점이든, 김현수는 어느 타순에 갖다 놓아도 제 역할을 할 선수라는 게 류 감독의 평가다. 다만 김현수의 컨택트 능력과 장타력을 감안하면 테이블세터보다는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주는 게 LG로서는 효율적이다. 류 감독이 처음에 구상한 김현수의 타순도 5번이다. 박용택-가르시아-김현수로 이어지는 좌-우-좌 클린업트리오라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4번 가르시아는 KBO리그에 금세 적응했는지, 벌써 1홈런에 3타점을 마크하고 있다. 그 뒤를 김현수가 받치는 것이다.
결국 강한 2번타자가 없다는 게 고민이다. 이형종이 돌아오지 않는 한 다른 카드는 없어 보인다. 결국 LG는 안익훈-김현수-박용택-가르시아 순의 1~4번 체제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