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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좌완 휠러 145㎞에 주목해야할 분명한 이유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8-03-15 10:33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

한화 이글스 외국인 좌완 투수 제이슨 휠러(28)가 지난 14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최고 시속 145㎞의 빠른 볼을 뿌렸다. 제구 위주 투수인줄 알았는데 구위까지 확인해 한화 구단이 반색하고 있다. 휠러는 4⅔이닝 동안 3안타(1홈런) 볼넷 2개, 탈삼진 2개 1실점으로 호투했다. 성적도 준수하지만 스피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구는 대부분 140km대 중반에 육박했다.

휠러는 올해 57만5000달러를 받는다. 10개 구단 30명의 외국인 선수 중 최저연봉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대단치 않다. 휠러를 영입할 당시 한화 스카우트 파트는 제구와 변화구 구사능력을 높이 샀다. 150km 강속구를 꽂아도 제구가 흔들리면 통타당하는 곳이 KBO리그다. 국내 타자들은 특히 밋밋한 빠른 볼에 강하다. 휠러의 구속은 140km대 초반만 나와도 문제없다고 봤다.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에서 휠러는 금방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미국에서 겨우내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고 했다. 연습경기에서 휠러는 2차례 등판서 7⅔이닝 3실점을 했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1군을 상대로 4이닝(3실점) 동안 5개의 탈삼진을 뽑기도 했다. 결정구는 오른손 타자의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 까다로운 변화구에 익숙한 일본타자들도 속수무책이었다. 당시에도 휠러는 145km의 제법 빠른 볼을 뿌렸다.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이와 대비되는 하이 패스트볼로 재미를 봤다.

넥센과의 시범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직구에 힘이 있다보니 130km대 중후반으로 형성되는 빠른 슬라이더가 더욱 매섭게 느껴졌다. 1m98의 장신인데다 왼손, 기본적인 제구를 갖춘 스타일. 여기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볼스피드까지 준수하다.

2016년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땅을 밟은 좌완 에릭 서캠프는 140km대 중반의 직구를 뿌린다고 알려졌지만 막상 국내에선 직구스피드가 140km 안팎에 그쳤다. 변화구 제구도 다소 흔들리면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국땅을 밟은 외국인 투수 중 스카우팅 리포트에 소개된 구속보다 빠른 볼을 뿌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스피드가 전부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구위가 뒷받침돼야 코너워크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휠러는 "시즌에 들어가면 구속은 조금씩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 투수들이 날씨가 온화해지면 구속이 올라간다. 휠러가 140km대 후반까지 스피드를 끌어올린다면 왼손으로선 특급이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휠러의 실전 투구를 지켜보던 동갑내기 팀동료 장민재는 "저 친구(휠러) 마운드에서 버티는 것 보면 뭔가 있다. 타자들이 까다롭게 느낄만한 자신만의 분명한 무기가 있다"고 말했다.

휠러의 한국생활 적응도 순조롭다. 휠러 부부는 한화 구단이 제공한 대전구장 인근의 신축 아파트에 대해 "훌륭하다. 구단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함박웃음이다. 대전에서의 생활에 아늑함을 느낀다며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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