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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넥센 선수다. 한화는 적군이다."
그렇게 로저스는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미국 애리조나 넥센 스프링캠프에 정상적으로 참가해 동료들과 함께 훈련 중인 로저스를 만났다.
-오랜만이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갑자기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는?
마이너 계약이었지만, 워싱턴에서 계속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한국에서 거부할 수 없는 좋은 제안이 왔다.(웃음) 이전 한화 이글스에서 뛸 때부터 한국이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꼭 돌아오고 싶었다.
-이전 한화에서 뛸 때 넥센은 어떤 팀으로 봤나.
특별한 게 있다기 보다는, 한화 이외 모든 팀은 그저 내 Enemy(적, 적군)이었다. 넥센도 그 적군 중 하나였다. 특별한 생각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나는 이제 넥센 선수다. 한화 시절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했지만, 이제는 한화를 적으로 두고 싸워야 한다. 넥센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공료롭게도 넥센은 개막전에서 한화를 상대한다. 큰 이변이 없다면 개막 2연전 로저스의 출격이 유력하다.)
-중요한 건 팔꿈치 상태인데, 현 상태를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보통 토미존 수술을 하면 어느정도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나는 그 재활 기간을 충실히 거쳤다. 그리고 실전에서 제법 공도 던졌다. 현재는 통증도 없고, 큰 문제도 없다고 자신한다. 캠프에서 정상적으로 훈련하고 있다.
-150km가 넘던 구속도 회복됐나.
2015년과 똑같을 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실전에서 90마일(약 145km)은 훌쩍 뛰어넘었으니 큰 걱정은 없다.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구속도 더 완벽하게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
-팀도 달라졌고, 수술도 받았는데 2015년처럼 이닝 욕심을 낼 것인가.
맞다.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넥센에서는 내가 9이닝을 모두 던지든, 6이닝만 소화든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난 괜찮다. 수술 후이기 때문에 욕심 내지 않고 몸 관리에도 신경써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얘기하며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겠다.
-한화 시절 악동 이미지가 매우 강했는데, 팀을 위해서는 그 부분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원래 밝고, 쾌활하다. 한화 시절에는 본의 아니게 팀에 피해를 끼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넥센에서도 즐겁게 야구를 하겠지만,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게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의 뜨거운 열기가 그리웠다. 그래서 넥센 소속으로 다시 뛸 수 있게 돼 감사하다. 넥센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 약속한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