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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력이 안됐다."
-오랜만에 넥센 캠프에 참가한 소감은?
재미있게 훈련하고 있다. 친했던 선수들이 다 그대로 있어 반갑고 코칭스태프도 다 남아계셔 큰 힘이 된다. 선수들이 많이 어려졌다. 나도 이제 고참급에 속한다. 캠프 분위기, 운동 방식 모두 예전에 경험했던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난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선수니까. 마이너리그 생활에 매우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구단에서 그걸 알고 들어와서 하자고 말씀해주셨다. 물론, 선택은 내가 했다. 인정할 걸 인정하니 돌아올 수 있게 돼더라.
-어떤 부분을 인정하게 됐다는 것인가.
내 실력. 실력이 안됐다. 그리고 즐겁게 야구를 못했다. 더 강하게 이겨냈어야 했는데, 이겨내지 못했다.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풀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생활이 열악해 버티지 못했다고 보시는 시선도 있는데, 그건 핑계다. 그 때문에 어떻게라도 마이너리그에서 이겨내고 싶었다. 묵묵히,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줄 알았다. 어디서든 유니폼 입고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자고 생각했다.
-새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뛰게 됐다. 목동구장과는 차이가 있을까.
2015년 개장경기로 열린 쿠바전에 뛰어본 게 전부다. 돔구장에 대한 어색함은 있을 것 같은데, 신경 안쓰고 준비하려 한다. 선수들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고 얘기해준다. 야구 선수가 야구 말고 야구장에 신경을 쓰면 안된다.
-벌써부터 최 정(SK 와이번스)과의 홈런왕 경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아마 최 정 선수도 나와 같을 것이다. 아무 생각 없다. 그동안 '몇 개를 치겠다'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보시는 분들은 경쟁 구도가 흥미로우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선수들은 크게 의식을 안한다. 나는 그저 최 정 선수와 내가 둘 다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웃음0
-마지막으로 2018 시즌에 임하는 각오는.
내가 돌아온다고 하니 환영해주시는 분들이 절반이고, 또 비난하는 분들이 절반인 것 같다.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 나를 욕하는 분들도, 내 플레이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오실 수 있게 열심히 해보겠다.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