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은 비시즌 동안 야구팬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야구인 100인에게 묻는다' 시리즈를 기획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계를 달구게 될 핫 이슈를 프로야구 현장의 야구인들에게 물어봤다. KBO리그 10개 구단 단장과 감독, 코치, 운영팀장, 선수 등 팀당 10명씩 총 100명이 답했다. '야구인 100인에게 묻는다'를 통해 현장의 냉철한 평가, 생생한 의견을 전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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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과연 '몸값'만큼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이 야구인 100명에게 물어봤다. 과연 이들 '빅5' 중에서 누가 소속팀의 성적 향상에 가장 크게 기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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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강민호와 치열하게 경합한 선수가 있었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김현수다. 김현수도 31표나 받았다. 그는 '빅 5'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다. 지난 12월 19일 4년 간 총액 115억원에 계약했다. '타격머신'으로 불렸던 김현수에 대해 LG는 상당히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현장의 기대감과 궁금증도 상당히 크다는 걸 득표수가 보여준다.
두 선수에게 100표 중 74표가 몰렸다. 나머지 26표를 황재균(15표)과 민병헌(8표), 손아섭(3표)이 나눠가졌다. 다른 세 명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다만 '팀에 미칠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강민호가 1위, 김현수가 2위로 나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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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가 마스크를 쓰면 투수가 바뀐다?
그렇다면 왜 강민호에게 절반에 가까운 43표가 쏠렸을까.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강민호가 지금까지 포수로서 보여준 역량을 대입하면, '최고의 시너지 효과'라는 결론이 나온다.
강민호에게 표를 준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가 '포수의 특수성'이다. 43명의 '강민호 지지자' 중 30명 이상이 "야구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게 크다. 그래서 팀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포수의 특수성'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포수는 단순히 투수가 던진 공을 받기만 하는 포지션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사인을 주고 받으며 최고의 구위를 이끌어내는 승부사다. 어떤 포수가 마스크를 쓰느냐에 따라 투수의 구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강민호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전 소속팀 롯데와 대표팀에서 오랜 기간 검증을 마친 최정상의 포수다. "삼성에 좋은 투수 자원이 많은데 강민호가 마스크를 쓰면 투수들이 더 좋은 공을 던지게 될 것"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강민호의 공격력에 주목한 이들도 있었다. "원래 홈런 생산력이 있는 선수고,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사직구장보다 홈런이 더 잘나온다. 그래서 강민호가 삼성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삼성이 강민호의 합류로 많은 긍정적 변화를 겪게될 것이라는 게 현장 100인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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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표 차이로 1위를 놓친 김현수는 역시 공격력에서 지지를 받았다. "LG의 좌타 라인에 큰 힘이 될 것", "정확성에 장타력까지 있어서 LG 중심타선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김현수와 잠실구장의 친숙도에 주목한 의견이 적지 않았다. "KBO리그 공백이 있었지만, 잠실구장을 홈으로 계속 써 온 경험 덕분에 금세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평가는 LG가 그간 타격면에서 매우 취약했고, 그 부분을 김현수가 채워줄 만 하다는 뜻이다.
15표를 얻은 황재균은 kt의 취약 포지션인 3루 보강과 공격력, 그리고 분위기 혁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kt가 '탈꼴찌'에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수비력에 프리미엄이 있어 팀의 약점을 메우고 타격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으로 대표된다. 한 야구인은 "원래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그런 자세가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kt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을 줄 것"이라고 했다.
민병헌과 손아섭은 상대적으로 많은 지지를 얻지 못했다. 8표를 받은 민병헌에 대해서는 "롯데는 중심타선이 강하지만 테이블세터진이 약했다. 민병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손아섭의 경우에는 기존 팀에 계속 잔류하게 된 터라 새로운 변화나 특별한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현장 의견이다. 그래도 "늘 기복 없이 꾸준한 선수라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런 성실함이 팀에 좋은 영향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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