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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신연봉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최고 인상액의 주인공은 포수 유강남. 지난 시즌 주전 포수로 공-수 모두에서 기량 발전을 이룬 보상을 받았다. 8500만원이 올라 1억8500만원을 받는다. 최고 인상률 영광의 주인공은 134.5%를 기록한 김재율이다. 2900만원에서 6800만원이 됐다. 지난해 연봉이 너무 적어 인상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양석환과 이형종 임찬규 등 성장세를 보인 젊은 선수들이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부진한 선수들은 삭감됐다. 대표적인 선수가 류제국과 오지환. 3억5000만원이던 연봉이 나란히 2억9000만원으로 떨어졌다. 6000만원, 17.1%가 깎였다. 임정우와 채은성 윤지웅도 삭감을 피하지 못했다. 30%가 깎였다. 아프고, 부진하고, 개인적 물의를 일으킨 케이스다.
LG라서 궁금증이 생긴다. LG는 지난 2010년 '신연봉제'라는 파격적 제도를 도입했다. 잘한 선수는 대폭 올려주고, 못한 선수는 대폭 깎는 게 골자였다. 도입 첫 해 박명환(은퇴)이 5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깎였고, 오지환은 2400만원이던 연봉이 단 번에 1억200만원으로 올랐다. 325% 인상률을 찍었다.
송구홍 단장이 부임했던 지난해에도 LG는 신연봉제를 고수한다고 했다. 실제 이천웅이 큰 폭의 인상액을 받았다. 2800만원 연봉이 93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상률 232.1%를 기록했다.
양상문 단장이 새로 부임하며 팀 연봉 협상 정책이 바뀐 것일까. 그 건 아니다. 양 단장은 "우리는 이번에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했고, 앞으로도 잘하면 많이 올려주고 못하면 많이 깎는 신연봉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올해 연봉 협상에서는 특수성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확 뛰어난, 확 못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최고 인상액 기록자 유강남도 118경기에서 2할7푼8리-17홈런-66타점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다. 투수진에서는 '홀드왕' 진해수가 군계일학의 시즌을 치렀는데 유강남에 500만원 밀려서 그렇지 8000만원이 뛰었다. 신인급으로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탠 김대현의 경우, 내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5승에 그쳐 200% 이상의 인상률은 기록하지 못한 경우다. 3000만원에서 4000만원이 올랐다.
양 단장은 "류제국과 오지환이 부진했다고 하는데, 류제국이 그래도 8승이나 해줬다. 오지환도 눈에 보이지 않는 수비에서 역할을 해줬기에 대폭으로 연봉을 깎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억2000만원에서 8000만원이나 덜 받게 된 임정우의 사례를 보면 우리 연봉 협상 기조가 그대로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