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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는 여러 명의 강력한 마무리를 배출한 팀이다.
그런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뽑힌 임정우는 지난해 2월 일본 오키나와 합숙 훈련 기간 어깨 통증으로 중도하차했다. 검진 결과 오른쪽 어깨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드러났고 3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하지만 회복이 더뎠다. 재활과 피칭 훈련, 2군을 거쳐 8월이 돼서야 1군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 LG는 특정 마무리 투수가 없었다. 신정락(10세이브) 이동현 정찬헌(이상 7세이브) 김지용(3세이브) 등이 번갈아 뒷문을 맡았다. 최성훈 최동환 진해수 윤지웅도 마무리로 나섰고, 심지어 헨리 소사도 세이브 기록이 있다. 이런 까닭으로 올시즌 LG의 마무리 보직을 누가 받아내느냐는 큰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동현의 경험과 정찬헌의 구위도 고려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동현은 2001년 데뷔해 통산 660경기를 소화했고, 지난 시즌에는 45경기에서 3승6패, 5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올리며 전천후 불펜으로 활약했다. 정찬헌은 140㎞대 중후반의 직구와 커브가 주무기이며, 지난해에는 61경기에서 8승7패, 7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84를 올렸다. 정찬헌의 경우 2년 전 전훈 캠프에서 임정우와 마무리 경쟁을 했던 경험이 있다.
삼진 잡는 능력만 보면 임정우가 앞서 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9이닝 평균 삼진수는 임정우가 10.72개, 이동현 7.37개, 정찬헌 7.88개다. 임정우는 140㎞대 초중반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구사한다. 커브는 정상급 수준이라는 평가다. 역시 관건은 마무리 투수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심리적 자신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배짱'이 필요하다. 배짱은 제구력과 연결된다. LG 관계자들은 임정우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면 이 부분을 강조한다.
류 감독은 "전훈 캠프에서 여러 각도로 구위와 삼진 잡는 능력을 체크해서 결정하겠다. 집단 마무리 체제는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2월 1일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하니 몸을 만들어 오라고 했다. 투구수들에게도 각자 프로그램을 줬다"며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