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10개 구단은 각기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품고 2018년 새해를 맞았다. 스토브리그에서 부족한 전력을 보강하는 한편, 팀 내부적으로 활발한 개편 작업을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까지 이런 준비의 성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야구팬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궁금하고 답답한 시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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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하며 통산 11번째 우승을 거둔 타이거즈. 그 기세를 올해도 이어가 한국시리즈 2연패이자 통산 12번째 우승을 해낼 수 있을까. KIA 구단을 제외한 9개 구단 야구인들은 대체적으로 '가능하다'에 표를 던졌다. 총 90표 중 50표(약 56%)를 받았다. 이유는 역시 우승 전력이 고스란히 유지됐다는 데 있었다.
하지만 "다른 팀의 도전이 거셀 것"이라며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은 사람도 36명(약 40%)이나 됐다.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수치다. "결과를 속단할 수 없다. 다른 팀도 전력 보강이 잘 돼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중간계투와 마무리가 취약해 올해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거나 "지난해 대부분 선수들이 각자 최고 성적을 냈는데, 이게 올해까지 이어지긴 힘들다"는 의견도 있었다. 4명은 "도저히 예상할 수 없다"며 유보적의 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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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2015년 1군에 합류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4년차인 올해는 과연 탈꼴찌의 숙원을 이뤄낼 수 있을까도 KBO리그 초미의 관심사다. 특정 구단이 오랫동안 최하위에 머물게 되면 리그 전체의 흥행에도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통 크게 지갑을 열었다. 미국 도전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황재균을 4년-88억원에 잡았고, 두산 베어스의 에이스였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데려왔다. 투자의 목적은 명확하다. 탈꼴찌 뿐만 아니라 중위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다.
kt를 제외한 9개 구단 야구인들은 이런 투자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90표 중 45표가 '탈꼴찌 가능'에 몰렸다. 정확히 50%다. kt의 10표를 더하면 수치는 55%까지 올라간다. 이유도 대부분 "황재균과 니퍼트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래 타격에 강점이 있고, 이제는 경험도 쌓였다. 게다가 하락세라고는 해도 니퍼트의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는 식의 의견도 많이 나왔다. "2017년에도 초반과 막판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운영을 잘하면 가능하다"거나 심지어 "잘하면 중상위권 순위 싸움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90명 중 40명(약 44%)은 '탈꼴찌 불가능'에 손을 들었다. "전력이 향상됐다고 해도 아직은 타 구단과 경쟁을 이겨낼 힘이나 전력의 짜임새 부족하다", "여전히 투수력이 약하다"라는 부정적 의견이 나왔다. 또한 니퍼트의 기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5명은 '판단하기 어렵다'며 중도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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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2연패'와 'kt 탈꼴찌'에 대해선 긍정 의견이 50%를 넘겼다. 동등한 경쟁자의 입장에서 내린 주관적인 평가임에도 50%를 상회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객관성이 확보된 결과로 해석된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외부에서 보는 전력만 놓고 평가한 것이다. 막상 시즌 개막 후에 어떤 변수가 작용할 지는 예상할 수 없다.
그런데 유독 '한화의 가을야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쪽으로 의견이 쏠렸다. 타 구단 90명의 야구인 중에서 '가능하다'는 의견을 낸 사람은 8명(약 8.9%) 뿐이다. 무려 82%(74명)가 '불가능'에 표를 던졌다. 8명이 '예측하기 어렵다'며 판단을 보류했다. 사실상 '예측 불가' 의견은 비관론쪽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화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간 FA 시장의 큰손으로 선수를 쓸어모으기도 했고, 김응용-김성근 등 내로라 하는 명장들도 영입해 봤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못했다. 지난 겨울 프랜차이즈 출신 한용덕 신임 감독을 영입하고, 장종훈-송진우 코치 등으로 '레전드 코칭스태프'를 구성했지만, 이게 실질적인 전력 상승 요소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타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도 이 점에 주목했다. 감독과 코치진을 물갈이 한다고 해서 전력이 단기간에 급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구체적인 전력 보강 요인이 없다"는 설명이 '불가능' 의견에 주로 따라왔다. 한 야구인은 "팀의 기조가 당장 성적 보다는 육성에 맞춰진 듯 하다. 코칭스태프의 변화로 팀 분위기가 바뀐다고 해도 기본 전력이 타 팀에 비해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가 5강 이상을 가려면 작년 5위권 팀 중 하나를 밀어내야 하는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라고 반문하는 야구인도 있었다. 더불어 '선수단 노쇠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설문 참가자 명단
KIA 타이거즈=조계현 단장, 김기태 감독, 김종국 배요한 코치, 이석범 운영팀장, 이범호 최형우 양현종 안치홍 김선빈 두산 베어스=김태룡 단장, 김태형 감독, 이강철 수석코치, 강석천 2군 감독, 김승호 운영팀장, 장원준 유희관 김강률 양의지 오재일 NC 다이노스=유영준 단장, 박보현 운영팀장, 이동욱 이도형 진종길 코치, 임창민 모창민 이상호 권희동 신진호 롯데 자이언츠=이윤원 단장, 조원우 감독, 이용훈 정보명 코치, 김동진 운영팀장, 박진형 김원중 김동한 나경민 박세웅 SK 와이번스=염경엽 단장, 최상덕 정경배 박재상 코치, 손차훈 운영팀장, 이재원 최승준 문광은 문승원 김주한 LG 트윈스=양상문 단장, 류중일 감독, 신경식 강상수 코치, 정택기 운영팀장, 박용택 유강남 진해수 양석환 이동현 넥센 히어로즈=고형욱 단장, 장정석 감독, 심재학 강병식 코치, 김기영 운영팀장, 이택근 서건창 김민성 이보근 신재영 한화 이글스=박종훈 단장, 한용덕 감독, 장종훈 송진우 코치, 석장현 운영팀장, 박정진 윤규진 송광민 이성열 하주석 삼성 라이온즈=홍준학 단장, 김한수 감독, 성 준 2군 감독, 정현욱 코치, 박덕주 운영팀장, 장필준 김상수 구자욱 김헌곤 최충연 kt 위즈=임종택 단장, 김진욱 감독, 김용국 고영민 코치, 나도현 운영팀장, 이진영 장성우 홍성용 오태곤 정 현(총 100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