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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 지 모르는 히어로즈, 내부는 초긴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1-14 09:23


스포츠조선DB.

히어로즈호는 과연 어디로 흘러가게 될까.

점입가경이다. 넥센 히어로즈 프로야구단 지분 논란, 향후 파장이 어디로 튈 지 예측하기 힘들다.

대법원은 11일 서울 히어로즈가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 상고를 기각했다. 2008년 히어로즈 창단 과정에서 이장석 대표가 홍 회장으로부터 지분 40%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총 20억원을 지원받았는데, 히어로즈 야구단이 승승장구하며 성장한 후 지분을 넘겨야 하는 지에 대한 법적 공방이 발생했다. 홍 회장은 약속대로 지분을 달라고 했고, 이 대표는 단순 투자였다고 주장했다. 2012년 이 대표가 홍 회장에게 지분 40%를 양도해야 한다는 판정이 나왔지만, 이 대표는 이에 불복해 계속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을 냈지만 1심, 2심, 상고심 모두 패소했다. 이제는 홍 회장에게 40%의 지분을 넘겨줘야 한다.

이 대표는 원만한 구단 운영을 위해 홍 회장에게 주식 양도 대신 손해배상액 지급으로 일을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홍 회장도 '황금알'이 된 히어로즈를 두고 굳이 손해배상을 받고 끝낼 이유가 없다. 40% 지분을 보유하는 게 자신에게 훨씬 유리하다.

이 대표는 히어로즈 주식 27만7000주, 67.56%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중 40%를 넘겨준다면 27.56%밖에 남지 않게 된다. 홍 회장이 최대주주가 된다. 앞으로의 구단 운영에 홍 회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대로 야구단을 운영할 수도, 아니면 다른 곳에 매각을 추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걸로는 부족하다. 자신들의 의지를 확실하게 실현하려면 자기 편을 만들어야 한다. 대주주 혼자 독단적 결정을 할 수 없다. 최소 50% 이상의 지분 권력을 갖고 있어야 의사 결정 과정이 편해진다. 그래서 일찍부터 이 대표와 홍 회장 사이 다른 주주들 모시기 세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히어로즈 단장직을 역임하다 프로축구 강원FC 사장이 된 조태룡 사장에게도 양쪽 모두에서 러브콜이 들어갔다. 조 사장은 4.88%의 지분을 갖고있다.

하지만 모든 게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분 싸움에서도 밀림은 물론, 이 대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8년을 구형받은 바 있다. 15일 결심 공판이 열리는데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항소를 하며 시간을 끌 수는 있지만, 향후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이렇게 되면 이 대표가 모든 그림을 그려왔던 히어로즈 야구단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일단 넥센 구단은 현 사태에 대해 "구단은 조심스럽게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현 상황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구단 내부는 쑥대밭이 됐다고 한다. 선수단도, 프런트도 자신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가운데 자신들의 일에 집중할 수 없다. 구단이 다른 데 팔려갈 수도, 그냥 공중 분해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온전히 일에 집중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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