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만 들어서도 상대 투수를 긴장하게 만드는 존재감. 거포형 타자들에게 타선의 핵심인 4번 타순을 맡기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만년 유망주였던 박병호가 '홈런왕'으로 우뚝 선 이후, 그 계보를 이을 후배들이 마땅치 않다. 가장 근접한 선수가 NC 다이노스 나성범이지만, 2014년 30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이후 28-22-24개로 수치가 하락했다. 또 나성범도 1989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 서른살이 됐다. 어린 유망주라고 볼 수 없고, 원숙한 단계로 올라선 선수다.
젊은 거포 가뭄은 대부분의 구단들이 동감하는 부분이다. 특히 과거에는 거포들이 대부분 1루나 3루 핫코너를 맡는 경우가 많았는데, 3루수도 씨가 마른 상황이다. KIA 타이거즈도 30대 후반에 접어든 이범호를 이을 차기 3루수가 확정적이지 않고, SK 와이번스도 최 정 이후 세대 교체를 슬슬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황재균 이후 붙박이 3루수가 없다. 대부분 베테랑들이 주전 3루수인 구단들은 다음 후보를 고르지 못한 상황이다.
리그 전체적으로 몇년째 타고투저가 고공행진 하고 있는데, 거포 유망주는 갈 수록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이다.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이라면 KBO리그도 장기적으로 NPB처럼 교타자 위주 투고타저 시대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