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FA(자유계약선수)들이 계약을 마쳐, 팀별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졌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KBO리그 10개 구단의 전력 손익 계산서를 따져보면, 어떤 모습일까.
대형 FA를 영입한 팀들이 대부분 객관적 전력이 상승했다. 김현수를 영입한 LG는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LG는 강력한 마운드를 보유하고도, 공격력이 약해 올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선발과 불펜에 비해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미미했다. 새로운 4번 타자로 나선 양석환도 기대만큼 터지지 않았다. 김현수를 영입해 중심 타선를 강화하고, 주전 외야수 확보에 성공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황재균은 kt 위즈 중심 타선에 들어간다. 지난 겨울부터 A급 FA 영입에 관심이 많았던 kt는 내년 시즌 '탈꼴찌'를 목표로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섰다. 황재균 영입이 노력의 결과물이다. 1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와 재계약했고, 특급 유망주 강백호가 가세한다. 올해보다 전력 상승 요인이 많다.
FA 시장에는 관심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도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강력한 홈런타자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하고 복귀했다. 사실상 특A급 FA 영입이나 다름 없다. FA 자격과 관련해 가처분 신청을 냈던 김민성도 한시즌 더 뛰게 됐다.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통합 우승팀 KIA는 양현종, 김주찬과 계약 협상중이다. 잔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문제 없이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SK도 내부 FA 정의윤과 계약해 비교적 조용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 김광현이 복귀하고, 에이스 메릴 켈리-제이미 로맥을 눌러앉혔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굵직한 외부 영입을 했는데도 출혈 역시 만만치 않은 팀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다. 5명의 내부 FA를 보유하고 있던 롯데는 강민호를 놓쳤다. 주전을 맡길만한 포수가 없는 상황이다보니 충격이 컸다. 하지만 손아섭(4년 98억원)을 잔류시켰고, 민병헌(4년 80억원)을 데려왔다. 조쉬 린드블럼이 떠났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좌완 펠릭스 듀브런트를 영입했다. 불투명한 부분이 있긴 해도, 입출고를 따져보면 엇비슷해 보인다. .
NC 다이노스도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외부 FA 영입에 뛰어들 여력이 없었고, 이호준의 은퇴로 가용 자원이 줄었다. 새로 데려온 두 외국인 투수 2명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전력 유출=두산(90), 한화(90)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는 보강 요인보다 유출이 커 보인다. 두산은 주전 외야수이자 '톱타자' 민병헌이 떠났고, 2차 드래프트에서 오현택과 이성곤이 팀을 옮겼다. 외국인 선수도 변수가 크다. 3명을 모두 교체했다. 검증된 1선발급 투수 린드블럼은 영입했으나, 투수 세스 후랭코프와 타자 지미 파레디스는 KBO리그가 처음이다. '대박'이 될 수도 있고, '쪽박'이 될 수도 있다.
한화는 올 겨울에도 육성을 강조하며 지갑을 닫았다. 정근우 박정진 안영명 등 내부 FA들과 계약이 이뤄진다고 해도, 전력 상승 요인으로 보긴 어렵다. 타선의 핵심이었던 윌린 로사리오의 이탈이 크게 느껴진다. 저가 외국인 선수 3명을 영입했는데, 믿음을 주기 어렵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