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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같이 오자고 말했는데 다들 안온다고 하네요. 와서 봐야 하는데…."
하지만 박용택은 착잡한 마음도 드러냈다. 팀 분위기와 상황 때문이다. LG는 최근 정성훈, 손주인 등 베테랑들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팬들의 빗발치는 항의를 받았다. 베테랑급 선수 중에 홀로 남은 박용택도 마냥 편할 수 없다. 또 올 시즌 팀 성적도 아쉬웠고, 당장 다음 시즌 주장을 맡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박용택은 "당초 주장 후보가 나와 정성훈 손주인 이병규였다. 더이상은 말하지 않겠다"며 웃었다. 정성훈은 방출, 손주인과 이병규는 2차 드래프트로 각각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로 팀을 옮겼다.
골든글러브 후보에는 박용택을 포함해 8명의 LG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시상식장에 온 선수는 박용택과 유강남 둘 뿐이었고, 수상자는 박용택이 유일했다. "이런 자리에 아직 나 혼자 상을 받으러 오는 것 자체가 우리 LG 트윈스에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안타까워한 그는 "다른 후배들에게도 (골든글러브에)같이 가자고 이야기 했지만 안가겠다고 하더라. 유강남 한명만 겨우 데리고 왔다. 사실 상을 못받아도 와야한다. 나 역시 젊을 때 그랬다. 와서 직접 눈으로 보고 분하게 생각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이 상받는 모습을 보면서 독기를 품고 '내년에는 내가 더 잘해서 저 자리에 올라가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용택은 수상 후 "내년에는 LG 후배들 10명이 후보로 올라올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 이제 저도 한국 나이로 마흔이다. '불혹'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하더라. 흔들리지 않고 LG를 잘 이끌어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후배들보다 박용택이 더 느낀 바가 많았던 골든글러브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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