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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도 뽑지 못하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어떤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인가.
지난해 이호준 회장이 자진사퇴한 후 후보로 꼽혔던 선수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다. 선수협 회장이라면 야구 실력도 좋고, 명성도 있고, 후배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돼야했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적임자로 손꼽혔지만 선수 본인이 고사했다. 이후 몇몇 고참급 선수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모두 손을 내저었다. 당시 후보로 추천받았던 한 선수는 "솔직히 선수협 회장이라는 명예로운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이호준 회장의 불명예 사퇴로 야구게 안팎에서 선수협에 대한 시선이 싸늘해진 가운데,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건 너무 큰 부담이라는 뜻이었다.
시간이 흘렀어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다. 선수협 회장은 이제 명예로운 자리가 아니라, 심하게 얘기하면 '욕받이' 자리밖에 안된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다. 안그래도 선수들의 몸값 거품 논란이 일어나는 요즘 시대 선수들이 이익 만을 대변하는 자리에 나섰다가는 십자포화를 맞기 일쑤다.
선수협은 회장을 선뜻 맡으려 하는 선수가 없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선수협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내년 1년 회복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이제 선수협은 낭떠러지에 밀렸다. 다시 한 번 선수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집단이 아니라, 일부 특권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행동을 한다면 그 때는 야구계 모든 사람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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