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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이적, 강민호는 어디서 마음이 흔들렸나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11-22 08:21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2017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강민호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10.09/

과연 어떤 게 진실일까.

생애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전격 이적했다. 14년 롯데맨 강민호가 아무 조짐도 없던 가운데, 갑작스럽게 21일 삼성행을 결정하지 롯데는 패닉에 빠졌다. 심지어 돈도 양측 제시 금액이 80억원으로 같았다. 그래서 더 큰 충격이었다.

강민호는 삼성 이적 결정에 대해 조심스러워했다. 강민호는 "마음이 흔들릴 시점, 삼성이 진정성을 갖고 다가와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롯데 잔류가 아닌 타 팀으로의 이적에 마음이 흔들린 계기가 있다고 했다.

강민호가 "하늘에 맹세하고 금액 축소 발표는 아니다"고 했기에 돈 문제는 아니라고 봐야한다. 강민호는 FA 시장이 열린 후 초조한 시간들을 보냈다. 자기 스스로도 롯데가 아닌 다른 팀에 갈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했다. 상징성도 매우 강했고, 지난해 연봉이 10억원이라 보상금도 많았기 때문. 롯데와 하루 빨리 협상을 마쳤으면 했다. 그런데 이를 롯데도 의식한 듯 보인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롯데가 며칠 전에야 강민호에게 처음 액수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이 갈 데가 어디있겠느냐는 식으로 느긋하게 협상하는 구단의 모습에 실망감을 느꼈을 수 있다. 거기에 또 다른 대어 손아섭과의 협상에 더 매진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 자존심도 상한다. 그런 가운데, 다른 팀에서 구애가 들어오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강민호 이적 발표가 나기 하루 전인 20일, 스포츠조선은 kt 위즈로 간 황재균의 보상선수에 대한 질문이 있어 이윤원 단장과 통화를 했다. 당시 "강민호가 너무 잠잠하다. 계약을 할 것이라면 진작 했어야 할 선수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단장은 "강민호와 손아섭 모두 꼭 붙잡아야 한다. 그런데 두 사람의 에이전트가 같은 인물이다. 차례차례 협상을 해야하니 시간이 걸린다"는 답을 했었다. 그리고는 다음날 강민호를 떠나보내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전트 얘기는 핑계로 들릴 수밖에 없다. 강민호가 삼성행을 선택하기까지, 다른 이유들도 여럿 있겠지만 롯데가 조금은 안일하게 대처한 부분이 없지 않았나 돌이켜봐야 한다. 시즌 중 롯데는 "우리의 잔류 1순위는 강민호다. 포수 없이 어떻게 경기를 하나"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했었다. 선수들도 이 얘기를 듣지 않았을 리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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