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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프랜차이즈 스타가 '구도(球都)'를 떠났다.
양 구단 모두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차이점을 따지면 총액에 대한 해석이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삼성은 80억원을 보장했고, 롯데는 옵션을 포함해 80억원을 제시했다. '시장 원리'를 따라간 강민호의 선택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최선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선수 나이와 그 동안의 공헌도와 상징성, 마케팅 측면의 기여도를 모두 고려해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해서 제시했다. 선수 본인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강민호는 2004년 신인 2차 지명 3라운드서 롯데의 선택을 받고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올해까지 14시즌을 롯데와 함께 했다. 첫 FA 자격을 얻었던 2013년 말 당시로는 역대 최고액인 4년간 75억원에 재계약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서,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대우를 넉넉히 받았다.
그간의 활약상이 그의 가치를 말해준다. 강민호는 롯데에서 통산 타율 2할7푼7리, 218홈런, 778타점을 기록했다. 롯데 선수로는 역대 최다인 1495경기에 출전하는 영예로운 기록도 세웠다. 대체 불가능한 포수이자 중심타자로서 부산팬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차지했다.
이윤원 단장은 "구단의 모든 부분을 검토한 결과 그 이상의 조건을 제시하기는 힘들었다.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시장 논리인데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포수 자원을 키우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포수진은 이제 올해 백업 역할을 한 김사훈과 나종덕, 부상에서 돌아온 안중열의 경쟁체제로 내년 시즌을 맞는다. 이 단장은 "우리 투수들도 젊어졌는데, 포수도 같이 젊어지면 좋은 것 아니겠나. 길게 생각하겠다"고 했다.
2000년 FA 제도 도입 이래로 입단 첫 해부터 스타로 성장할 때까지 오랫동안 동고동락한 프랜차이즈 팀을 떠난 선수로 2005년 김재현(LG 트윈스→SK 와이번스), 2007년 박명환(두산 베어스→LG), 2009년 홍성흔(두산→롯데), 2015년 장원준(롯데→두산), 2017년 최형우(삼성→KIA 타이거즈)와 차우찬(삼성→LG)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강민호의 경우는 좀더 특별하다.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데다 스스로의 몸값 자체를 더욱 높이며 팀을 옮겼기 때문이다.
지난 14년 간 사직구장에 울려 퍼졌던 "롯데의 강민호~"는 이제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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